"GDP로는 부족"… 美 '분배 지표' 만든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9.04.1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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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 내년 목표로 새 지표 개발중"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이 소득의 분배 문제를 다루는 경제지표를 만든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DP(국내총생산) 성장률만으로는 경기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내년 중 첫 데이터 공개를 목표로 분배 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국가의 생산량뿐 아니라 전체 소득이 저소득층, 중산층, 부유층 등 각 계층에 얼마나 흘러갔는지를 나타내는 데 초점을 둔다.



앞서 지난해 11월 BEA 학자들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7~2012년 동안 하위 90% 가구의 평균소득은 0.4% 줄고, 상위 10% 가구는 5.8%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WSJ는 이를 두고 "금융위기 이후 적은 수의 미국인들만이 경기가 좋다고 느끼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당시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학자인 데이비드 존슨은 새로운 분배 지표에는 각 가정의 소득 외에도 의료보험, 정부의 식사지원바우처, 연금 등을 감안한 수치가 산출될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BEA는 새 분배 지표를 정규 경제보고서에 포함시킬 계획이고, 내년 중 시제품 형태로 첫 지표를 낼 예정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민주당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다. 캐롤린 맬로니 하원의원은 "GDP 수치는 전체 파이가 얼마나 성장하는지는 알려주지만, 각 조각의 크기는 알려주지 않는다"면서 "더 나은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데이터"라고 BEA의 분배 지표를 환영했다.

부의 분배 문제는 최근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화두이다. 지난 1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압박 아래, 쪼그라드는 중산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OECD 국가에서 중산층의 비율이 2010년대 중반 기준 61%로 30년 전보다 3%포인트 줄었다고 경고했다. 임금 오르는 것에 비해 집값 등이 크게 오른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OECD는 중산층을 중위소득의 75~200% 수준으로 정의한다.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의 중산층 비중은 51.2%, 한국은 61.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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