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은 회장이 취임 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패를 맛본 사례 중 하나가 대우건설이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손해를 봐도 팔겠다”며 매각 의지를 드러냈지만, 여전히 산은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갖고 있다.
이는 지난해 5월 포스코건설 글로벌인프라본부장(부사장) 출신인 김형 대표이사를 대우건설 사장에 선임하는 것과 같은 인적 교체로 이어졌다. 이 회장은 지속해서 대우건설의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에도 “시장에 원매자가 있다면 언제든지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말 배재훈 전 범한판토스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는 LG반도체 미주지역법인장과 LG전자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던 MC해외마케팅 부사장을 지냈다. IT(정보기술) 분야 전문성이 높은 인물을 끌어들여 IT와 물류를 결합해 현대상선의 역량을 끌어 올리겠다는 게 산은의 의도로 보인다.
산은은 앞으로 구조조정 자회사 ‘KDB AMC’를 출범시켜 보다 효율성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은 부실기업에 대한 재무개선만 담당하고 사업부문 구조조정은 KDB AMC가 맡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산은 출신뿐만 아니라 각 업종에 전문성이 높은 인재들을 영입해 관리기업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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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대우조선해양·아시아나항공 등 지금까지의 매각 유도는 잘 해왔다고 본다. 매각이 답이었다는 건 시장 반응만 봐도 알 수 있다"면서도 "앞으로의 매각에서도 지나친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매각의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