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한화케미칼 등 235개 업체, 대기오염물질 측정치 조작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2019.04.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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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유역환경청, 대기오염물질 조작한 측정대행업체와 배출사업장 무더기 적발..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5일 서울 도심이 뿌옇다. 2019.4.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5일 서울 도심이 뿌옇다. 2019.4.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 대기업을 포함한 235곳이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를 조작했다.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 지역에서만 적발한 건데, 정부는 전국적인 조작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감시를 확대한다.

환경부 소속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황산화물 등을 속여서 배출한 여수 산업단지 기업들을 무더기 적발하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불법행위에 가담한 측정대행업체는 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 등 4곳이다. 이들은 여수산단 등에 위치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으로부터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 측정을 의뢰받았다.

하지만 2015년부터 4년 동안 1만3096건의 대기오염도 측정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했다. 직원 1명이 같은 시간대에 여러 장소에서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하는 일도 있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측정을 의뢰한 대기업 담당자로부터 오염도 측정값을 조작해 달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자를 파악해 측정 조작의 공모관계를 확인했다. 실제 측정값을 축소한 것만 4253건이다.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한 건을 확인한 결과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은 실제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의 33.6%에 불과했다. 이들 대기오염물질은 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이다.

염화비닐 등 유해성이 큰 특정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사례는 1667건이다. 이 중에는 특정대기오염물질 배출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음에도 이상 없다고 조작한 사례가 있었다.


먼지와 황산화물 측정값은 법적기준의 30% 미만으로 조작해 대기기본배출 부과금을 면제받았다. 배출허용 기준치의 30%를 초과하면 배출량에 비례해 기본부과금을 부과한다.

지금까지 측정대행업체와 공모가 확인된 배출사업장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 1·2·3 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이다. 공모가 의심되는 사업장은 31개다. 나머지 204개 사업장의 경우 조작이 이뤄졌지만 공모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6곳의 배출사업장을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나머지 배출업체는 보강수사를 하고 있다.

환경부도 이번 적발사례가 일부라고 판단해 다음달까지 측정대행업체의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종합개선방안을 마련한다. 배출농도 상시 감시가 가능한 굴뚝자동측정기기 부착도 확대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배출사업장과 측정대행업체의 유착관계 차단, 측정대행업체 등록·관리 등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촘촘한 실시간 첨단 감시망을 구축해 미세먼지 불법배출을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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