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적표 부진한 골드만, 보너스 재원 20% '삭감'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4.17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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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풀 20% 줄여 33억달러 적립…그래도 인당 1억원? 가디언 "올해 남은 기간 성과 따라 내년 1월 보너스 지급액 결정"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미국 월스트리트의 대표적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올해 1분기 예상에 못미치는 저조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고 이에 따라 보너스풀을 20% 삭감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는 실적발표회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액(Net Revenue)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줄어든 88억1000만달러(10조38억원), 영업이익(Net earning)은 21% 줄어든 22억5000만달러(2조5500억원)라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이번 매출액은 실적 발표 전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90억달러)에는 다소 못미치는 실적이었다. 올해 1분기 이례적 미국 증시 호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줄어든 것.

주식거래 및 투자관리 수수료 수입이 줄고 IPO(기업공개·상장) 과정에서도 수입이 부진했던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 잠정폐쇄) 조치가 IPO 침체의 원인이 됐다"며 "주식시장의 큰 반등으로 변동성이 낮아져 트레이딩 거래 수익을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올해 1월, 역대 최장 기간인 35일간 셧다운을 실행했다.

이밖에 미중 무역긴장,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지정학적 요인들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적극적인 투자를 주저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올해 3월 말, 차량공유업체 리프트가 상장하고 우버가 잇따라 상장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IPO 시장이 점차 활기를 얻게 됨에 따라 상황은 개선될 것이란 게 솔로몬 CEO의 판단이다. 골드만삭스는 리프트와 우버의 IPO 인수 과정에 참여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1분기 부진한 실적 발표와 함께 골드만삭스는 임직원들의 보너스 지급을 위해 쌓아뒀던 현금, 즉 '보너스풀'을 20% 가량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대비 약 7억9800만달러가 줄어든 33억달러(3조7000억원)를 쌓아뒀다는 설명이다. CNN이 골드만삭스 임직원 수(3만5900명)를 기반으로 추산한 값에 따르면 1인당 평균 약 9만780달러(1억300만원)씩 지급받을 수 있는 규모다.

가디언은 "올 해 남은 기간의 성과에 따라, (상황이 계속 나아지지 않는다면) 내년 1월 직원들에게 돌아갈 보너스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1월은 전년도 성과에 따라 보너스가 지급되는 시점이다.

미국의 월가, 즉 골드만삭스 등 금융업계는 미국 내에서도 고임금을 주기로 유명하다. AP 통신 및 미국 뉴욕주 토마스 디나폴리 뉴욕주 감사원장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월가 종사자들에게 지급된 보너스는 1인당 평균 15만3700달러(1억7500만원)로 기록됐다. 이는 전년 대비 17% 줄어든 값인데 AP는 "호황에도 불구하고 임직원 수가 급증했기 때문에 인당 지급 보너스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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