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뉴스1
14일(현지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10대 기술 기업이 지난해 자사주 매입에 사용한 돈은 1690억달러(약 191조5600억원)에 달해, 전년(1089억달러)보다 5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IT(정보기술) 업계로 보면 자사주 매입 규모는 3870억달러(439조4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해, 전년보다 세 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고용률 증가 속도는 더뎌졌다. 회계연도가 다른 5곳을 제외한 나머지 5곳 기업(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 IBM, 인텔)은 지난해 전년보다 8.7% 늘어난 120만명을 고용했다. 이는 전년 증가율(24%)에 비하면 3분의 1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다만, 이는 전 세계 고용자를 대상으로 한 수치이므로, 미국에서만 만들어진 일자리 수는 알 수 없다. 연구·개발(R&D)에 쓰이는 비용은 지난해 17% 올라, 전년 증가율(15%)에 비하면 소폭 상승했다.
덕분에 미국 대기업은 상당한 수혜를 봤다. 미국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조세경제정책연구소(ITEP)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기업이 지불한 세금은 전체적으로 30%가량 줄었다. 특히 이들 정책의 수혜자는 기술 기업이었다. 법 시행 전까지만 해도 가장 많은 해외 현금을 보유한 미국 기업으로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오라클, 알파벳 등이 꼽혔다.
그러나 낮춰진 세금의 대부분이 자사주 매입에 쓰였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자사주 매입은 주당순이익(EPS)을 올리고, 회사 관계자들을 포함한 주주들이 지닌 주식 가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며 "그러나 고용 증가 등 자금의 다른 사용처와 비교해봤을 때 경제 부양에는 큰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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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가드너 ITEP 선임연구원은 "고용을 약속한 기업 중 정부와 어떤 종류던 협약을 맺은 곳이 없다"며 "이는 강제로 적용할 수 없는 헐거운 약속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데이비드 산치 시장조사업체 트림탭스(TrimTabs)의 유동성 연구팀장은 보고서에서 "자사주 매입은 회사 최고 간부들이 불균등하게 혜택을 보도록 한다"며 "이는 미국의 경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