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오 꽃배달' 사실은 이렇습니다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2019.04.1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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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사건 당시 취재 기자, 인터뷰 목적 주소 확보 위해 배달 의뢰

 배우 윤지오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에 참석해 토크 타임을 갖고 있다. 배우 윤지오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에 참석해 토크 타임을 갖고 있다.


윤지오씨는 14일 오후 국회에서 북 콘서트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10여년 전) 식사자리에서 (홍선근 회장으로부터) 명함을 받았는데, (그 뒤에) 어떻게 집을 알았는지 (홍회장으로부터) 꽃을 받았다"며 "어떻게 보면 스토킹인데, 집을 아는 게 두려웠다"고 말했습니다.



장자연 사건의 본질과 거리가 먼 이야기지만 ‘언론사 회장이 여배우에게 꽃을 배달했다’는 선정적인 제목과 내용의 기사가 많은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머니투데이에 언론의 보도와 문의가 이어지자, 머니투데이는 홍회장을 비롯한 당시 간부들의 확인을 거쳐 이날 늦게 머니투데이 관계자가 꽃다발을 보낸 사실도, 그럴 동기도 없다는 입장을 기사를 통해 밝힌 바 있습니다.

이튿날인 15일 오전, 당시 머니투데이 계열 연예매체인 스타뉴스 소속으로 장자연 사건을 취재했던 김건우 머니투데이 기자가 편집국장에게 ”그 꽃다발은 취재를 위해 자신이 보냈던 것“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당시 김기자는 장자연사건을 집중 취재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핵심증인인 윤씨를 단독으로 인터뷰하고자 했습니다. 아파트 단지만을 알고 있었기에 정확한 동 호수를 알기 위해 인근 꽃가게에 의뢰, 관리사무소에 꽃을 배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내용은 10년전 경찰에서도 상세히 진술했다고 김건우 기자는 밝혔습니다.
휴일이었던 14일 저녁 윤씨의 ‘꽃배달’ 문제가 언론에 처음 등장하기까지는 그 사실이 쟁점이 된 적이 없었기에 현재 다른 부서에 근무중인 김기자는 이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회사가 당시 장자연 사건 조사에 관여한 간부들에게 확인했을 때도 10년전 일선 기자의 취재과정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김기자가 이날 아침 출근길에 기사를 체크하다가 머니투데이 입장문이 보도된 것을 보고, 회사측에 이를 알려야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회사로서도 당혹스럽긴 했지만 본인의 확인과 동의를 거쳐 경위를 밝히기로 했습니다.



김건우 기자는 ”꽃배달 방식을 통해 윤지오씨의 주소지를 알아내 심층적으로 취재하려고 했던 것이 무리한 취재였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법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머니투데이 홍선근 회장이 윤지오씨를 회유 혹은 협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꽃배달을 했다는 등 오해와 오보가 난무하기 때문에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당시의 정확한 팩트를 밝히기 위해 뒤늦게 입장발표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일선 기자가 취재 수단으로 꽃다발을 보낸 것도 결국은 머니투데이가 보낸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던 머니투데이 관계자가 특정인에게 압박을 가할 목적으로 꽃다발을 배달했다’는 식의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입니다.


김기자는 끝으로 ”장자연 사건의 본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주변적 사실들만 짜깁기돼 회자되면서 정작 밝혀져야 할 사건의 본질이 가려지는 것이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다“며 ”이를 계기로 더 이상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기사가 생산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장자연사건의 진실이 하루 빨리 밝혀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문」 윤지오 꽃배달 사건 관련 입장문
-윤지오 꽃다발 “제가 보냈습니다”-

본인(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은 2009년 당시 스타뉴스(머니투데이에서 분리되기 전) 소속으로, 2009. 3. 7. 장자연씨가 사망한 이후 2009. 3.말까지 약 80~90여개의 기사를 작성하면서 장자연 사건을 심층적으로 취재하던 중 2009. 3. 25. 윤지오씨에 관해 최초로 기사를 쓴 기자입니다.

최근 윤지오씨와 관련하여 사실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은 기사들이 생산 유포됨에 따라, 관련 당사자로서 본인이 사실 확인을 해 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여 본 입장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본인은 당시 취재를 위해 윤지오씨에게 꽃배달을 했던 장본인입니다.
본인은 2009. 3. 23. 윤지오씨가 장자연 사건 관련해서 경찰조사를 받았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 다음 날인 2009. 3. 24. 윤지오씨를 만나기 위해 충청도 청주 촬영 현장으로 내려갔으나 만나지 못했습니다. 당시 윤지오씨와 휴대폰 통화를 시도했는데, 윤지오씨의 어머니가 대신 받아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윤지오씨가 경찰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면서 ‘자연이가 해야 할 일(진실을 밝히는 일)을 지오가 대신했다’는 취지로 말씀을 하셨습니다. 본인은 다음 날 새벽 (2009. 3. 25. 새벽 2시)에 윤지오씨 어머니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기사를 썼습니다. 이 기사가 장자연 사건 관련해서 윤지오씨가 등장하는 최초 기사입니다.

이후 심층취재를 위해 윤지오씨와 계속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당시 윤지오씨가 다니던 H대학교 경영대학원에도 가고, 수차례 전화, 문자를 시도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윤지오씨가 산다고 알려진 여의도 ㅈ아파트로 가서 대면 인터뷰 또는 인터폰 인터뷰를 시도하고자 했는데, 윤지오씨가 거주하는 동호수를 알지 못해서 꽃배달을 통해 주소를 알아보려 한 것이 사건의 발단입니다.

본인은 아파트 부근의 꽃집에서 자비로 꽃을 구입한 후 꽃집 주인에게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가서 윤지오씨의 동호수를 파악한 후 직접 배달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동호수가 확인되면 본인에게 알려 달라’고 저의 핸드폰 번호를 꽃집 주인에게 남겼습니다. 이는 당시 기자들이 취재원의 주소를 확인하기 위해 종종 사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꽃집 주인으로부터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도 동호수를 알려 주지 않아 관리사무소에 꽃을 남겨 놓고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였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게 2009. 3. 30.의 일인데, 기억이 명확하지는 않으나 꽃 배달을 부탁하면서 꽃다발에는 어떤 메모도 남기지 않았고, 저의 연락처도 남기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인 2009. 3. 31. 본인은 윤지오씨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H대학교에서 대기하던 중 수업을 마치고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나오는 윤지오씨와 마주쳤는데, 당시 윤지오씨는 저에게 “왜 꽃을 보냈느냐”는 질책성 질문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후 2009. 4. 초순경 경기경찰청으로부터 본인의 핸드폰으로(경찰은 위 꽃집 주인으로부터 본인의 전화번호를 입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출석 요구를 받고, 참고인 조사까지 받았습니다.

당시 경찰은 윤지오씨에게 꽃을 배달한 사람이 본인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질문을 하였는데, 특이하게도 꽃 배달이 머니투데이 홍선근 대표의 지시였는지를 집요하게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당시 스타뉴스에 입사한 지 1년 정도에 불과하여 홍선근 대표를 직접 만난 적이 한번도 없었고, 꽃 배달 전후의 사정 등을 종합하면 오로지 취재를 위해 윤지오씨의 주소 확인을 하려는 목적에서 꽃 배달이 이뤄졌다는 점을 경찰도 명확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본인은 2009. 3월에만 장자연 사건 관련 기사를 80-90건 가량, 4월말까지 계산하면 150-160건 가량의 썼을 정도로 장자연 사건을 집중적으로 취재하면서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싶었고, 윤지오씨가 아니면 사건이 묻힐 것이라고 판단했을 뿐입니다.
이후 경찰 및 검찰 수사를 통해 머니투데이 홍선근 대표는 장자연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이 확인되었고, 윤지오씨도 여러 차례 인터뷰 및 회고록을 통해 이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본인이 꽃 배달 방식을 통해 윤지오씨의 주소지를 알아내어 심층적으로 취재하려고 했던 것이 무리한 취재였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법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질 것입니다.

최근 위 꽃 배달 건과 관련하여, 머니투데이 홍선근 회장이 윤지오씨를 회유 혹은 협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꽃 배달을 했다는 등 오해와 오보가 난무하기 때문에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당시의 정확한 팩트를 밝히기 위해 뒤늦게 입장 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장자연 사건의 본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주변적 사실들만 짜깁기되어 회자되면서 정작 밝혀져야 할 사건의 본질이 가려지는 것이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습니다.
본인은 기억을 더듬어 10년 전의 사실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기술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더 이상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기사가 생산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장자연 사건의 진실이 하루 빨리 밝혀 지기를 희망합니다.

2019년 4월 15일
머니투데이 기자 김 건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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