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순택, 허송세월 #CEI2601, 종이에 프린트, 가변크기, 2014. /사진제공=4·16재단
가장 눈에 띄는 문화 행사는 서촌 일대 전시장이다. 4·16재단이 주최하고 예술가 37팀이 참여한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 전시 ‘바다는 가라앉지 않는다’는 ‘세월호 참사’를 직접 언급하지 않지만, 그날 이후 참사와 연관된 작품을 대거 드러냈다.
통의동 보안여관에서는 매일 저녁 송상희 영상 '신발들'이 상영된다. 검은 바다 위에 신발들이 고요히, 무심히 떠다니는 모습을 통해 그날의 비극과 마주한다. HArt와 공간 291은 각각 만화와 사진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세월호 참사와 지난 5년을 회고한다.
‘…아무도 우리는 너희 맑고 밝은 영혼들이/춥고 어두운 물속에 갇혀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올해도 사월은 다시 오고/아름다운 너희 눈물로 꽃이 핀다…’(신경림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 중) ‘그래도 문은 열어두어야 한다/입은 열어두어야 한다/아이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돌아올 수 있도록…’(나희덕 ‘문턱 저편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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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들은 떠났음에 슬퍼하지 않고, 단절로 끝내지 않고 연대로 희망을 얘기하며 그들의 ‘죽지 않는 청춘과 현재’를 얘기하려 한다.
공연계에서도 추모 열기는 뜨겁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가 5월 15~26일 공연하는 연극 ‘명왕성에서’는 은유로 빗대지 않고 세월호 참사 자체와 희생자들의 시간을 전면에 드러낸다.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는 세월호 참사를 ‘현재진행형’으로 인식하자는 의미로 기획공연 ‘제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작해 올해 5년째 이어진 무대다. 지난 4일부터 시작해 오는 7월 7일까지 이어지는 공연에는 모두 작품 7개가 올라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이어지는 참사의 의미를 돌아본다.
극장에선 영화 ‘생일’이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를 지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1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영화는 지난 주말 이틀(13~14일) 동안 18만 4177명을 동원해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76만 1807명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남은 유가족들이 서로 기억을 나누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분노나 슬픔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는 대신, 잔잔하지만 깊은 표정과 대사로 가슴을 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 '생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