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체포된 '위키리크스' 어산지, 美 송환 '위기'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4.1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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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망명 생활 이어오다 체포…美 법무부 "징역 5년형 처해질 수 있어"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위키리크스의 공동 창업자 줄리언 어산지가 영국에서 체포됐다. 7년간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생활을 해 오다 체포된 것으로 미국으로 인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도됐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어산지(48)는 이날 영국 런던에 주재한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런던 경찰들에 의해 체포됐다. 어산지가 2012년부터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생활을 한지 7년 만이다.



호주 태생의 어산지는 지난 2006년 위키리크스를 설립, 2010년 미국의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기밀 문서를 폭로해 주목받았다. 문건에는 미군이 민간인과 기자들을 사살했다는 민감한 내용들이 담겼는데 기밀 문건의 수만 수 십만 건에 달해 미국의 당시 1급 수배 대상이 됐다.

또 2012년에는 스웨덴에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 영국 대법원으로부터 스웨덴 송환 결정을 받았다. 어산지는 이에 대해 혐의는 거짓이며 자신을 미국으로 송환시키려는 의도라고 반박해왔다. 이후 런던 주재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피신 생활을 이어오며 건물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어산지가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 생활이 가능했던 것은 어산지의 반미 성향을 높이 평가한 라파엘 코레아 전 에콰도르 대통령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분위기는 레닌 모레노 현 대통령이 2017년 취임하면서부터 달라졌다.

모레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어산지가 일상생활 및 국제규약을 반복적으로 위반해 그로부터 망명 지위를 절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어산지가 최근까지도 여전히 문건 유출 논란이 있는 위키리스크에 연관이 돼 있으며 이는 에콰도르의 국제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모레노 대통령은 다만 "국제법에 따라 영국 정부에 어산지를 사형을 받을 수 있는 국가로 송환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어산지의 미국 송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어산지의 체포 소식 이후, 그가 컴퓨터 해킹으로 군사 기밀을 유출했다는 혐의를 들어 검찰 기소를 받은 상태이며 이는 최고 징역 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은 범죄인 인도법에 따라 범죄인 인도 영장을 발부한 상황인 것으로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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