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 후보자, 이테크건설은 가치투자?…주가 '들썩'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4.11 15:18
글자크기

밸류에이션 등 저평가주 분류…투자 시기와 적절성 등 논란 지속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이테크건설 (16,040원 ▲40 +0.25%)삼광글라스 (22,350원 ▼100 -0.45%) 등 주식 수십억 원 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고위공직자가 보유한 주식에 무언가 호재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자는 내부 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닌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했다고 해명 했지만 투자 시기와 규모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17분 현재 이테크건설의 주가는 전일 대비 2.91% 오른 9만540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중 한때 8.95%까지 상승했으나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가 크게 밀렸다. 삼광글라스도 전일 대비 1.28% 오른 3만9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 후보자 부부가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에 거액을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에 따르면 이 후보자 부부는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 주식을 각각 1만9040주, 1만6181주 보유 중이다. 전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금액은 이테크건설이 17억6500만원, 삼광글라스가 6억3350만원이다.

이 후보자 부부는 이외에도 SK텔레콤 (52,500원 ▼800 -1.50%) 성광벤드 (11,140원 ▼60 -0.54%) NAVER (187,400원 ▲300 +0.16%) 대양전기공업 (12,840원 ▲10 +0.08%) 메지온 (39,550원 ▼500 -1.25%) 등 주식 약 35억원 어치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 같이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던 종목에 가장 많은 비중을 투자했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자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후보자가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내면서 이테크건설의 하도급 운송업체와 관련한 소송의 재판을 맡았고, 지난해 1월에는 호재성 공시가 나오기 전 6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입한 부분도 이 같은 의혹을 더하는 중이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배우자(오충진 변호사) 말로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고 한다. 내부정보나 이해충돌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투자적 관점에서 보면 이 후보자의 투자 방식은 전형적인 가치투자라고 볼 수 있다. 주가 흐름이 아닌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이미선 후보자, 이테크건설은 가치투자?…주가 '들썩'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만 보면 이테크건설은 저평가주로 분류된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130억원으로 전년(1453억원) 대비 22% 감소했으나 2015년 799억원 2016년 900억원의 실적을 감안하면 견조한 성장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적정 주가수준을 알 수 있는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현재 각각 7.26배, 0.88배다. PER는 10배 이하, PBR는 1배 이하일 경우 저평가주로 인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테크건설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플랜트가 40.6%로 가장 크고 발전·에너지사업이 37.2%로 그 다음이다. 토건사업 매출은 18.6%를 차지한다.

하나금융투자는 2017년 8월 분석보고서를 통해 이테크건설을 신재생에너지 대장주로 꼽기도 했다. 자회사 군장에너지의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었다. 당시 주가는 약 13만원이었지만 하나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18만5900원으로 제시했다.

삼광글라스는 이테크건설과 같은 OCI그룹 계열사로 실적은 좋지 않지만 이테크건설과 군장에너지의 지분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투자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수십억원대 투자로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이 후보자의 수익률은 좋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테크건설의 주가는 지난해 고점(2018년2월2일 15만9800원) 대비 40% 떨어진 상태고, 삼광글라스 역시 지난해 고점(2018년3월22일 6만1900원)보다 35% 떨어졌다.

이 후보자가 실제 가치투자를 한 것인지, 내부정보를 이용한 불법 거래를 한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고위공직자가 수천회씩 수십억원 상당의 주식 거래를 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