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17분 현재 이테크건설의 주가는 전일 대비 2.91% 오른 9만540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중 한때 8.95%까지 상승했으나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가 크게 밀렸다. 삼광글라스도 전일 대비 1.28% 오른 3만9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후보자 부부는 이외에도 SK텔레콤 (52,500원 ▼800 -1.50%) 성광벤드 (11,140원 ▼60 -0.54%) NAVER (187,400원 ▲300 +0.16%) 대양전기공업 (12,840원 ▲10 +0.08%) 메지온 (39,550원 ▼500 -1.25%) 등 주식 약 35억원 어치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 같이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던 종목에 가장 많은 비중을 투자했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자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후보자가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내면서 이테크건설의 하도급 운송업체와 관련한 소송의 재판을 맡았고, 지난해 1월에는 호재성 공시가 나오기 전 6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입한 부분도 이 같은 의혹을 더하는 중이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배우자(오충진 변호사) 말로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고 한다. 내부정보나 이해충돌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투자적 관점에서 보면 이 후보자의 투자 방식은 전형적인 가치투자라고 볼 수 있다. 주가 흐름이 아닌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적정 주가수준을 알 수 있는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현재 각각 7.26배, 0.88배다. PER는 10배 이하, PBR는 1배 이하일 경우 저평가주로 인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테크건설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플랜트가 40.6%로 가장 크고 발전·에너지사업이 37.2%로 그 다음이다. 토건사업 매출은 18.6%를 차지한다.
하나금융투자는 2017년 8월 분석보고서를 통해 이테크건설을 신재생에너지 대장주로 꼽기도 했다. 자회사 군장에너지의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었다. 당시 주가는 약 13만원이었지만 하나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18만5900원으로 제시했다.
삼광글라스는 이테크건설과 같은 OCI그룹 계열사로 실적은 좋지 않지만 이테크건설과 군장에너지의 지분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투자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수십억원대 투자로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이 후보자의 수익률은 좋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테크건설의 주가는 지난해 고점(2018년2월2일 15만9800원) 대비 40% 떨어진 상태고, 삼광글라스 역시 지난해 고점(2018년3월22일 6만1900원)보다 35% 떨어졌다.
이 후보자가 실제 가치투자를 한 것인지, 내부정보를 이용한 불법 거래를 한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고위공직자가 수천회씩 수십억원 상당의 주식 거래를 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