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달리는 자동차, 쓸어담는 외국인·기관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9.04.10 15:15
글자크기

기아차 1분기 영업익 5770억 관측…컨센서스 44% 상회전망. 타이어도 실적개선.

증시부진을 뚫고 현대·기아차가 다시 달리는 분위기다. 지난해 극심하게 둔화됐던 실적이 회복세에 진입했고 수소차와 관련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와 IT, 바이오에 치우쳤던 투자자금이 제조업 부문으로 이동하고 있어 수급도 좋아졌다. 주가반등의 속도는 실적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252,500원 ▲3,000 +1.20%)는 2018년초 시가총액 2위에서 연말 6위로 내려앉은 후 반등을 시작해 현재는 시가총액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은 4위 LG화학에 근소하게 밀리는 27조2426억원 수준이다.



지난 연말 코스피 시총 15위까지 밀렸던 현대모비스 (243,500원 ▲5,000 +2.10%)도 순위가 다소 회복됐다. 현재는 21조원대 시총으로 9~10위를 오가는 중이다. 기아차 (116,200원 ▲300 +0.26%)는 시총순위 변화가 크지 않으나 주가는 많이 회복됐다.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였던 실적부진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정리되면서 투자심리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판매호조와 국내외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현대차는 특히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SUV 팰리세이드를 필두로 올해 1분기 내수 판매실적(전년 동기대비 8.7% 증가)이 호조를 보이는 중이다. 미국공장의 가동률도 19%포인트 개선됐다.

현대차의 1분기 판매대수는 102만여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는 2.8% 감소했으나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인 8100억원대의 영업이익은 무난히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깜짝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내수판매는 다소 저조했으나 1분기 해외 판매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고, 내수를 포함해도 0.6%의 판매증가율을 보였다.


미국에서 내놓은 텔루라이드, 쏘울 등 신차효과가 컸고 가동률이 회복되면서 이익규모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경우 통상임금 충당금이 대규모로 환입되는데 영업이익 부문에 2500억원, 영업외이익에 1500억원 수준이 반영될 것"이라며 "전체적으로는 1분기 영업이익이 5770억원 정도로 컨센서스를 44%나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모비스는 중국사업 실적이 다소 부진하지만 현대기아의 SUV 비중 상승과 국내외 공장 가동률 회복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김 연구원은 예상했다.

타이어업체들도 흐름이 나쁘지 않다. 원재료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는 상승했으나 중국의 경기둔화가 이어지며 합성고무 가격이 오히려 지난해 저점보다 낮아졌다. 타이어 생산원가가 오히려 줄었다는 얘기다. 반면 타이어 판매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분위기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반덤핑 관세와 상계관세 부과로 중국산 저가 타이어 유입을 막고 있다"며 "이 때문에 미국 타이어 판매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결과적으로 국내 타이어 업체들의 마진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품주들의 수혜여부는 다소 엇갈리지만 자동차 업계 전반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좋아졌다. 수급개선도 주목할 대목이다. 반도체와 IT(정보통신), 바이오에 몰려있던 외국인과 기관자금이 자동차 업종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기아차의 경우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만 270만주가 넘은 것으로 추산되는데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1000억원이 넘는 규모다. 이 밖에 현대차,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 (57,900원 ▲1,300 +2.30%), 금호타이어 (6,490원 ▲70 +1.09%), 넥센타이어 (9,040원 ▼20 -0.22%) 등으로도 자금이 유입되는 추세다.

기아차 주가는 이달 들어 13% 넘게 상승했고 현대모비스와 현대차는 각각 8%, 6%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 밖에 타이어업체들도 주가반등이 이뤄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