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월27일(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단독회담과 만찬을 했다고 28일 보도했다. 2019.02.28.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후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다.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하고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의 협상 방향을 논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에서 노동당 전원회의를 소집했다. 다음날에는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에 참석한다.
김 위원장은 전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경제 총력'의 철저한 이행을 주문했다. 지난해 '핵-경제 병진노선'을 폐기한 기조가 유지된 셈이다. 큰 틀에서 비핵화 협상의 여지를 갖고 자력갱생으로 경제개발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불변한 입장이다.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한 신년사 수준의 언급을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러브콜로 해석 가능하다. 미국이 완고한 일괄타결에서 한 발만 물러서 준다면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는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대북 제재를 계속 이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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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주 백악관을 찾아 한미 정상회담을 사전 조율한 후 "대화는 아주 잘 됐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은 돌발변수 그 자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 앞에서 돌발적인 '미니 기자회견'을 할 게 유력하다. 메시지의 방향성을 예단하기 힘든 자리다.
트럼프 대통령이 '포괄적 빅딜 속 스몰딜의 속도전'을 언급할 경우 북미대화 재개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근본적으로 일괄타결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완전히 그렇게 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물리적 이유로 (일괄타결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수준의 메시지를 이끌어 내는 게 현실적 목표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노딜' 이후 비핵화 협상에 힘을 주고,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일괄타결에서 한 발 물러나는 모양새를 동시에 취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인 셈이다. 어느 한 쪽이라도 어긋나면 안 되는, 어려운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승부수다. 북미 어느 한 쪽에서라도 부정적인 메시지가 나올 경우 국·내외에서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직접 미국까지 날아간다는 점을 미뤄볼 때 북미 정상이 후속 회담에 명확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최근에도 "북미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했던 바 있다.
이번 방미를 계기로 협상 테이블이 복구될 경우 문 대통령은 '수석 협상가'로의 역할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다.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등 후속 프로세스의 재빠른 추진을 통해 북미대화를 다시 한 번 촉진할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의 교착상황이 길어지면 안 된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