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홍콩 증시에 뒤처진 코스피, 언제 오르나

머니투데이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2019.04.1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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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중국증시 30% 반등 vs 코스피 8%, 코스닥 12%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중국·홍콩 증시에 뒤처진 코스피, 언제 오르나


연초 강한 반등세를 지속하던 국내 증시가 주춤거리고 있다. 지난 9일 코스피지수는 소폭 상승한 2213.5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코스피는 8.5% 상승했지만, 최근 들어 반등세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코스피는 지난해 하락폭인 17%의 절반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6%에 불과하다. 코스닥 수익률은 좀 더 높다. 올해 수익률 12%, 1개월 수익률 2.8%를 기록 중이다.

반면 중국 상하이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29.9% 상승했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25% 하락한 데 대한 반등의 성격이 크다. 최근 1개월 수익률도 9.1%에 달한다.



중국 대표 우량주인 마오타이는 지난해 저점 대비 70% 넘게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블루칩 상승률은 더 높다. 중국평안보험, 초상은행 같은 우량주도 40~50% 상승했고 증권업종지수는 거래량 증가 호재로 저점 대비 약 100% 올랐다.

대형 국유기업이 주로 상장한 상하이 증시보다 중소기업이 주로 상장한 선전 증시와 차스닥의 상승률이 더 높다. 특히 첨단 IT기업 위주인 차스닥은 무려 39.2% 상승했다. 중국이 준비 중인 하이테크기업 전용시장인 커촹반(科創板: 과학혁신판) 때문에 IT기업이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도 중국 증시 흐름을 쫓아갔다. 홍콩 항셍지수는 올해 16.7% 상승하며 3만선에 안착한 상태다. 최근 1개월 수익률도 6.8%다. 항셍지수를 구성하는 50개 종목 중 약 40%가 홍콩에 상장한 중국 기업일 정도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홍콩 증시를 경유해서 상하이·선전 증시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증시를 간접 개방했다. 현재 홍콩은 중국과 글로벌 금융시장을 연결하는 완충지역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홍콩 항셍지수 상승률은 상하이 증시의 절반에 불과하다(29.9% vs. 16.7%). 하지만 코스피 상승률의 두 배에 달할 만큼 중국 증시를 쫓아갔다(16.7% vs. 8.5%).


코스피는 금융시장이 개방되지 않은 중국보다는 홍콩 증시와의 동조화 정도가 더 높다. 지난해 코스피와 중국 상하이·홍콩 증시 간의 상관계수를 보면 상하이와의 상관계수(0.912)보다 홍콩과의 상관계수(0.954)가 높았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동조화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아시아 증시에서 올해 코스피 상승률과 가장 근접한 증시는 일본 증시다. 닛케이225지수는 올해 8.9%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을 약간 상회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일본 증시는 코스피와 동조화 정도가 높지 않다. 오히려 뉴욕 증시와 동조화 정도가 높고 수출 비중이 높아서 엔달러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처럼 올해 아시아 증시는 중국과 홍콩 증시가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코스피는 상승 각도가 훨씬 완만하다. 이는 국내 증시가 중국 경기 호전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는 데다가 중국 증시와 비교해 고점 대비 조정폭도 적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로 중국 경기가 호전되면 중국에 중간재·자본재를 수출하는 우리 기업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최근 조선·LCD 등 중국기업과 한국기업이 경쟁하는 산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그 수혜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4년간 코스피보다 중국 증시 하락폭이 훨씬 컸다. 코스피는 지난해 1월 사상 최고치인 2607.10를 찍을 때까지 상승을 지속한 후 조정국면에 진입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 증시는 2015년 6월 고점인 5178.19을 찍은 후 급락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지수도 당시 고점과 비교하면 60%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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