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부는데 '꽁꽁' 언 건설주…본업에 집중할 때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2019.04.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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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실적·탄탄한 재무구조'는 기본…'대북경협·해외수주' 기대감 '솔솔'

봄바람 부는데 '꽁꽁' 언 건설주…본업에 집중할 때


건설주들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인데도 대북 건설주들 역시 큰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안정적인 실적과 탄탄한 재무구조라는 본질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9일 오후 2시 50분 현재 KOSPI200 건설 지수는 전일 대비 0.58% 하락한 283.41을 기록 중이다. 개별 종목별로도 하락세가 우세하다. GS건설 (14,410원 ▲140 +0.98%)이 2%대, 삼성엔지니어링 (24,750원 ▼950 -3.70%)이 1%대 하락 중이고, 현대건설 (33,250원 ▲850 +2.62%), 대우건설 (3,635원 ▼10 -0.27%), 대림산업 (49,400원 ▼200 -0.40%) 등은 약보합세다.



이 같은 지지부진한 주가는 실적 부진에 따른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해외수주는 감소했고 주택가격은 하락세다. 지난 2월 중동 건설 발주는 1월 대비 36% 감소했다. 중동을 중심으로 건설 발주가 감소하면서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도 부진한 상황이다. 주택 분양 실적 역시 부진하고, 분양 가격은 하락가능성이 크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1분기 경기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해 4분기 대비 14% 하락했다.

대형건설사들을 분석한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대했던 해외수주가 감소하고 주택 분양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경협 테마가 떠오르면 대북 건설주들이 주목받기 마련이지만, 역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대북 건설주로 꼽히는 HDC현대산업계발을 비롯해 일성건설 (1,186원 ▼24 -1.98%), 남광토건 (6,050원 0.00%) 등은 모두 약보합세다. 지난 2월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급락했던 대북 건설주들은 지난달 29일 한미정상회담 소식에 소폭 상승했지만, 이후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에 관망세에 머무는 모습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1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경협 이슈가 재부각되고 있다"며 "비핵화와 북한 경제개발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2분기 업종 전망에 대해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남북경협 사업 등을 중심으로 주택 및 토목 비중이 높은 종목의 상대적 매력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앞선 우려에 주가는 하락했지만, 1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안정적인 주택사업 매출이 유지되고 있고, 플랜트 사업 정상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라며 "해외 저수익공사 매출 비중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올해 이익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 연구원 역시 "분기 실적 시즌에 건설이 대폭 하회한 것은 2017년4분기 이후 전무하고 오히려 실적을 큰 폭으로 상회하곤 했다"며 "올 겨울도 날이 따뜻해서 근무일이 많았을 것을 고려하면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와도 이상할 것 없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해외 수주 역시 2분기부터 개선될 전망이다. 채 연구원은 "2월 중 입찰한 사우디와 알제리의 대형 프로젝트 낙찰자 선정은 2분기 중 기대되고, UAE, 이라트, 알제리, 나이지리아 등 굵직한 안건들이 2분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수주 모멘텀의 부활"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업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이럴 때일수록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사이클 산업은 회사의 본질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며 "안정적인 실적과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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