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국내영업 성과급 500% 비결은…철 없는 녀석들 덕분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9.04.0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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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특수·신가전 시장 선점 효과…국내 매출 2년새 8조 성장

LG전자 국내영업 성과급 500% 비결은…철 없는 녀석들 덕분


LG전자 한국영업본부 직원들은 요즘 일할 맛이 난다. 국내 매출이 2년 만에 50% 이상 늘면서다. 연초 성과급도 사내 최고 수준인 기본급의 최대 500%를 받았다. 미세먼지와 함께 국내 가전시장에 불어닥친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신가전 열풍에 발빠르게 대처한 결과다.

9일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매출이 22조3800억원으로 전년(20조2609억원)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7조7870억원(53.4%)이 늘었다. 이 기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6.4%→33.0%→36.5%로 빠르게 확대됐다.



내수판매가 급증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LG베스트샵을 운영하는 하이프라자의 매출이 3년째 2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인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 같은 국내 매출 증가는 계절에 구애 없이 꾸준히 팔리는 신가전 시장을 선점한 효과다.



LG전자 (91,200원 ▼1,400 -1.51%)는 국내 대기업 중에서 가장 먼저 건조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설치가 불편한 가스식 건조기나 전기료 부담이 많은 구형 전기식 건조기에서 벗어나 2016년 10월 고효율의 전기 건조기를 내놓은 게 시초다.

의류관리기 시장에서도 LG전자가 빨랐다. '스타일러'가 의류관리기를 통칭하는 용어로 통할 정도다. 제품을 내놓은 시기는 2011년 2월로 비교적 오래 됐지만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건조기와 함께 시장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다.

무선청소기 시장은 다이슨과 양분한 상태다. 2016년까지만 해도 다이슨이 국내 시장의 90%를 차지했지만 LG전자가 '코드제로 A9'을 내놓으면서 점유율 싸움이 한창이다.


LG전자 국내영업 성과급 500% 비결은…철 없는 녀석들 덕분
업계에선 건조기·의류관리기·무선청소기의 신가전 3종 시장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본다. 국내 건조기 시장의 경우 지난해 150만대에서 올해 200만대 규모를 내다본다.

의류관리기 시장도 지난해 30만대에 이어 올해 50% 수준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올해 무선청소기 판매 규모는 140만대로 지난해보다 40만대가량 늘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국내 시장에서 입증된 제품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미국시장에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를 탑재한 최신 건조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19'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현지에서 호평을 받았다.

'스타일러'는 2016년 미국시장 출시를 시작으로 중국, 일본, 독일, 러시아 등 세계 13개 시장에서 판매 중이다. 지난해 초 대만, 호주, 이스라엘 등에 출시된 '코드제로 A9'은 LG전자 무선청소기 판매량을 2배 끌어올렸다.

LG전자 관계자는 "신가전제품은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며 "계절을 가리지 않는 미세먼지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제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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