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도 오르는 주가…"반등 업종에 주목"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4.09 08:39
글자크기

[개장전]국내외 1분기 실적시즌 시작…반도체 가전 철강 등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 전망

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국내외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됨에도 주가는 오히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경기개선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반도체, 가전, 철강 등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큰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32% 내린 2만6341.02에 마감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19% 상승한 7953.8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1% 오른 2895.77로 장을 마쳤다.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둔화 가능성이 커지며 지수별로 차이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시장 조사업체 팩트셋은 1분기 S&P500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2%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소재, IT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0.1, 11.7%, 10.6%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지수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실적 부진이 지속적으로 예고되는 와중에 S&P500 지수는 올 1분기에만 13.1% 상승했다. 1분기 상승률로는 1998년 이후 가장 높다.



지난달 한 때 미국채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3월 ISM 제조업지수가 전월 대비 상승하면서 경기 개선 기대감을 높인 영향이다. 미중 무역분쟁의 타결 가능성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승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의 미국 주가 상승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통화정책 후퇴,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 경기 저점 선제적 반영 등의 영향"이라며 "미국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1분기 최악을 지나 2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1분기 부진한 실적이 예고되는 종목들의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는 현상이 벌어진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반도체 업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1.2조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과 보험 철강 증권 등도 실적 악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반도체와 증권 업종은 코스피 대비 상대주가 측면에서 선방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하향이 충분히 진행된 업종들의 실적이 추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낮아진 반면 하반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지표(PMI) 개선에 따라 하반기 실적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 제조업 지수와 반도체 가전 철강 증권 기계 업종의 영업이익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며 "실적 시즌 동안 주가가 단기 조정될 수 있으나 상반기 중 실적이 바닥을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긍정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