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성과 없이 개선 없다"…사회적 가치 측정, 어떻게?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9.04.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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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업에 성장을 더하다]⑥사회적 가치 측정 시도 '봇물'

[MT리포트]"성과 없이 개선 없다"…사회적 가치 측정, 어떻게?


"사회적 가치 측정과 창출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두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와 관련해 국내에서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는 SK (163,400원 ▲2,100 +1.30%)그룹 최태원 회장이 지난달 말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에서 한 말이다. '사회적 가치'를 그룹 경영 전반에 내세우고 다양한 실험을 벌여온 최 회장이 '측정'의 중요성을 유독 강조하고 나서는 것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들의 선의에만 의존해서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이 어렵다는 인식이 기업 내에 확산되고 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적 성과를 키워나가기 위해 회계시스템을 도입하듯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서도 실증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 결과에 따라 합당한 인센티브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



이와 관련, 사회 곳곳에서 '무형의 가치'라 여겨져온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1999년 미국 다우존스와 스위스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샘(SAM)이 공동개발한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JSI)가 대표적이다. 기업으로부터 직접 자료와 답변서를 받아 재무성과뿐 아니라 환경, 사회 측면에서 객관적 성과를 측정해 산업 내 비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기업을 선정한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상위 2500개 기업을 평가해 상위 10%를 편입시키는 글로벌 지수인 DJSI World 외에도 아시아퍼시픽 지역의 상위 600대 기업을 평가해 상위 20%를 편입시키는 DJSI Asia Pacific, 국내 상위 200대 기업을 평가해 상위 30%를 편입시키는 DJSI Korea 등 다양하다.

DJSI Korea는 한국생산성본부가 참여해 2008년 개발한 세계 최초 국가단위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다. 기업지배구조, 리스크 및 위기대응, 기후변화전략, 협력사 표준, 사회적 책임활동 등 100여 개 세부항목을 평가한다.

실제 수익률 측면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DJSI가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기업의 EGS(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를 고려해 투자하는 풍토도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삼정 KPMG는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산정하는 'KPMG 가치측정방법론(KPMG True Value)'를 개발해 기업이 사회적 가치 성과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볼보,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등 국내외 기업이 KPMG와 협업해 자사 사회적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시도도 있다. SK그룹은 '더블 보텀 라인(DBL)'이라는 자체 지표를 개발해 각 계열사 성과 측정에 도입하고 있다. 재무제표에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수치화·계량화해 회계에 포함하는 시스템이다. DBL은 사회적 가치 또한 경제적 가치 못지않게 측정 가능한 방식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SK그룹의 의지를 반영한다.

사회적 가치 구현을 위한 사회적 가치의 계량화는 사회 전 분야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 SK사회공헌위원회, 자본시장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화폐가치처럼 계량화할 수 있는 사회성과 측정체계 및 지표를 만들기로 했다. 한국생산성본부도 SK그룹 등 대기업과 사회적 가치창출 지수 개발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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