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실적 쇼크에도 버티는 주가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9.04.0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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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2분기 이후 코스피 부담 커질 수 있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삼성전자가 올 1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써냈지만 주가는 흔들림이 없는 모양새다. 1분기는 이미 지나간 실적이고 실적 부진도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투자 심리가 동요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오전 11시17분 현재 삼성전자 (79,200원 ▼500 -0.63%)는 전일 대비 0.43% 내린 4만6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이날 오전 장중 내내 보합권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1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 발표에 비해선 변동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이 매출 5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고, 영업이익은 6조2000억원으로 60% 이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둔화와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하락 등이 맞물린 게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해당 이슈는 지난달 26일 발표한 자율 공시 이후 주가에 선반영됐고,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미 하반기로 옮겨졌다는 분석이다. 과거의 실적보다는 당장 2분기 긍정적인 영업이익에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디스플레이 부문의 적자가 축소되고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원을 지킬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경쟁사(TSMC·인텔)의 하반기 실적 가이던스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갤럭시 S10의 판매 호조와 5G 사업(모뎀칩·통신장비)에 대한 로드맵이 긍정적인 만큼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실적 컨센서스 하향 과정이 필요하지만 주가는 이미 실적 하향을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며 "2분기부터 반도체 재고 감소가 기대되고 갤럭시S10 초기 반응이 예상보다 좋은 만큼 실적 컨센서스 하향이 마무리될 실적 시즌을 매수 기회로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버텨주는 덕분에 코스피 지수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지수는 전일 대비 0.36포인트(0.02%) 오른 2206.89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보합권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는데,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개인이 차익실현을 이유로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과 함께 지수를 끌어올릴 재료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더해지고 있다.

하지만 너무 낙관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위험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의 실적 하향 조정이 진행될 경우 코스피 부담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 등 반도체 종목 뿐 아니라 유틸리티, IT하드웨어 등 업종이 두자릿수 하향 조정률을 기록 중이다. 조선 보험 화학 증권 에너지 등도 5% 이상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개월 후행 PER(주가수익비율) 10배를 놓고 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1일 이후 한달만에 1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며 "향후 기업들의 실적이 추가 햐향 조정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코스피 반등에 대한 눈높이는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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