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총리 이미지에 '흠집'…트뤼도 10월 총선 '빨간불'

뉴스1 제공 2019.04.04 15:45
글자크기

'사법개입 스캔들' 내부고발자 여성 장관 2명 출당
자유당 지지율, 보수당에 밀려…女유권자 지지 급락

저스틴 트뤼도(47) 캐나다 총리. © AFP=뉴스1저스틴 트뤼도(47) 캐나다 총리.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최초의 성평등 내각을 구성하며 '페미니스트'로 주목받던 저스틴 트뤼도(47) 캐나다 총리가 취임 이래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사법 개입 의혹이 제기돼 곤란에 빠진 가운데 이를 고발한 여성 장관 2명을 해임하면서다. 두 전임 장관은 트뤼도 정치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AF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3일(현지시간) 조디 윌슨-레이볼드 전 법무장관과 제인 필포트 전 재무장관을 자유당에서 출당 조치했다. 그는 두 전임 장관이 정부가 검찰 수사에 개입했다는 거짓 의혹을 제기해 당내 신뢰를 잃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캐나다 정치권에서는 '위선자' '가짜 페미니스트'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여성단체를 대상으로 한 행사에서는 40명이 넘는 여성들이 트뤼도 총리에게 등을 돌리며 항의 표시를 했다.



논란이 커지자 트뤼도 총리는 "우리 정부에는 캐나다인들에게 중요한 문제를 지도하는 18명의 강력한 여성 각료들이 있다"고 반박했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2015년 취임한 이후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면서 성평등 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다. 40대의 젊은 나이와 훈훈한 외모로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하지만 페미니스트 이미지에 흠집이 나면서 10월 자유당 총선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높은 지지율에 당연해 보였던 재선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나노스 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당인 자유당 지지율은 34.6%로, 야당인 보수당(35.1%)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뤼도 총리를 지지해왔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실망감이 크다. WP에 따르면 한때 트뤼도 총리는 여성들로부터 유권자 평균보다 10~20% 넘는 지지를 받았지만 현재 그 비율은 5%로 줄었다.

잘 나가던 트뤼도 정부가 추락한 건 지난 2월 건설사 SNC-라발린의 비리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전 법무장관을 압박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트뤼도 총리의 정치적 고향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SNC-라발린은 지난 2015년 뇌물 혐의로 기소됐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