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지난해 4월 5일 첫선을 보인 코스닥 벤처펀드가 출시 1주년을 맞았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유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투자자에게는 투자금의 10%(최대 300만원)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지난해 하반기 증시 급락으로 줄곧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국내에 설정된 코스닥 벤처펀드 12개의 최근 6개월 누적 수익률 평균은 -3.9%를 기록했다.
관건은 이처럼 코스닥 벤처펀드에 깃든 훈풍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이후 발행이 급증한 메자닌(Mezzanine) 채권의 전환청구 개시일이 순차적으로 도래하고 있는 점이 뇌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전환청구 물량이 대규모로 나올 경우 단기적으로 수급 부담이 커지는 등 주주 가치 희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벤처펀드는 신설 1년간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코스닥 상장기업의 신주 또는 구주 투자 비중을 35%로 유지토록 하는데 이 비중을 채우기 위해 지난해 해당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메자닌 채권 발행이 크게 늘었다"며 "현재 주가 대비 CB(전환사채) 전환가격이 매력적인 기업들을 필두로 본격적인 전환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기준 전환 개시에 들어간 코스닥 벤처기업 CB 중 전환가격보다 현 주가가 높아(30% 이상) 물량 부담 가능성이 큰 곳은 RFHIC (14,950원 ▼10 -0.07%), 에이스테크 (2,005원 ▼15 -0.74%), 네패스신소재 (120원 ▼70 -36.84%), 에스티큐브 (5,440원 ▲170 +3.23%) 등이다.
실제 지난해 발행된 메자닌 채권의 규모는 4조8700억원으로 이중 40%에 가까운 1조8600억원이 코스닥 벤처기업이 대상이었다. 올 들어서도 1분기까지 발행된 메자닌 채권(7206억원) 중 44%가 코스닥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나 연구원은 "기업이나 메자닌 투자자(채권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순차적으로 도래하는 전환청구 물량은 부담스러운 요인"이라며 "주주 가치 희석 요소가 점점 커진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자닌 채권? 채권과 주식의 중간적 성격을 갖는 상품으로 CB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가 대표적이다. CB는 원래 채권이었던 것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상품이다. 주가가 떨어지면 채권으로 유지해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받고,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이를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 BW는 '보증이 붙은 채권'이란 뜻으로 투자자가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을 일정 수량, 약속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가 덤으로 따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