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 두고 또 투표…EU "인내심 바닥"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4.0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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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하원, 1일 2차 의향투표 실시…메이, 2일 정부 합의안 투표 부치길 희망…EU "현실성 떨어진다"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브렉시트 방향성에 대해 갈피를 못잡고 있는 영국이 1일 또다시 투표에 나선다. EU는 공전하고 있는 영국에 대해 "인내심이 바닥났다"고 경고하면서 '노딜 브렉시트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오는 10일 비상회의를 소집한다.



1일 로이터에 따르면 장 클라우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TV 방송국 RAI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와 관련해 영국에 대해 많이 참아왔다"며 "하지만 인내심은 바닥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이 수 시간, 수 일내로 합의에 도달하길 바란다"며 "우리는 지금껏 영국 의회가 '아니오(no)'라고 말한 것만 알아왔을 뿐, 무엇에 대해 '찬성(yes)'이라 하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합의에 도달하기보다 내부 분열상만 보여준 영국 의회의 행태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의회는 이날 오후 제 2차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진행한다. 지난달 29일, 영국 정부가 제시한 브렉시트 합의안 '일부' 승인 투표가 부결된 지 사흘 만이다.

의향투표는 하원의 과반 지지를 얻는 브렉시트 해법이 나올 때까지 투표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미 지난달 27일, 끝장투표를 벌인 결과 8개의 안건이 모두 부결된 바 있다. 이번에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노딜 브렉시트, 제 2 국민투표, 관세동맹 잔류 등 다양한 안건이 모두 올라올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영국이 또다시 투표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회의적이다. 정부가 제시했던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에서 이미 세 차례나 부결된 데다 주도권을 의회가 가졌던 의향투표에서조차도 이렇다할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도널드 투스크 EU 상임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세 번째 정부의) 합의안이 영국 하원에서 부결되는 것을 보고 유럽 의회를 10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유럽의회의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9일 영국 투표 결과에 유감"이라며 "이제 완전히4월 12일 자정에 있을 '노딜 시나리오'에 대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EU는 연합된 채로 남을 것"이라며 "탈퇴협정에 의한 혜택, 예를 들어 전환기 이행에 대한 것들은 '노딜 시나리오'에서는 복제(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향투표에서 설령 영국 하원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는 안건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지 또 EU가 이를 수용할지도 불투명하다.

가령, 지난번 1차 의향투표에서 가장 적은 표차를 보였던 안은 관세동맹 잔류안(8표차 부결), 제 2 국민투표 개최안(27표차 부결) 등이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만일 메이 총리가 관세동맹 잔류안에 대해 수용의사를 밝힐 경우 정부 내 강경 브렉시터 장관들이 사퇴하겠다는 엄포를 낸 상태다. 강경 브렉시터들은 EU에 경제적 종속을 우려해 이같은 안에 반대해 왔다.

정부가 제 2 국민투표안을 받아들일 경우, EU와 브렉시트 시한 장기 협상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이 역시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메이 총리는 2일,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안 4차 승인투표를 진행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의회 승인여부는 알 수 없다.

갈수록 혼돈 양상인 영국 정치 상황에 대해 한 EU 관계자는 "런던에서의 논의는 EU가 바라보는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듯하다"며 "시간이 다 됐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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