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시 종구 한 대형마트에 신선코너에 붙어 있는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 관련 문구 /사진=김태현 기자
비닐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된 첫날인 1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한 대형마트 축산 코너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스티로폼으로 포장된 고기를 비닐봉투로 한 번 더 포장하려는 고객을 대형마트 직원이 제지하고 나선 것. 비닐봉투를 이용하지 못한 고객은 불만을 토로했다.
이모씨는 “자원을 아끼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아무리 잘 싸도 핏물이 흘러나오는 고기나 생선를 한 번 더 포장 못하는 게 하다니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대형마트는 2010년 환경부와 비닐봉지 판매 금지 협약을 맺고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종량제봉투와 종이박스 등을 제공해왔다. 일회용 비닐봉투 퇴출 초기 잡음도 많았지만, 현재는 대부분 고객들이 이해하고 종이박스나 장바구니를 이용하는 추세다.
그러나 문제는 신선식품을 담는 이른바 ‘속 비닐’이다. 지금까지 대형마트에서는 신선식품 포장 시 속 비닐을 자유롭게 사용했지만, 앞으로는 고기, 어패류, 두부 같이 수분이 있거나 흙 묻는 채소에만 이용할 수 있다. 사용 장수도 제한돼 한 장만 사용할 수 있다. 스티로폼과 랩으로 별도 포장된 고기와 어패류의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다.
1일 오전 명동 시내 한 대형 수퍼마켓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이승목 기자
명동의 한 수퍼마켓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아무래도 대량 구매하다 보니 찢어질 수 있는 종이봉투보다 비닐봉투를 선호한다”며 “바꿔 달라고 하지만, 해법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대형 수퍼마켓에서는 주문한 종이봉투가 도착하지 않아 남은 비닐봉투를 소진하는 곳도 있었다. 수퍼마켓 관계자는 “구매 품목이 작은 고객은 종이봉투에 포장해주고 있지만, 짐이 많은 손님은 어쩔 수 없이 재고로 남은 비닐봉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