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안전성·유효성 유효, 품목허가 변경신청할 것"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민승기 기자 2019.04.0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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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에서 벗어난 2액 유효성 강조, 성분명 변경으로 문제해결 의도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판매중단 기자간담회'에서 사과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판매중단 기자간담회'에서 사과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코오롱생명과학 (22,200원 0.00%)이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의 주성분 중 1개 성분이 바뀌었지만 임상과 시판 후 안전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없었다며 품목허가 변경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중단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도 비슷한 논리로 임상 재개를 기대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 상황과 전망을 설명했다.



유수연 바이오사업 담당 상무는 "미국 바이오벤처였던 티슈진의 형질전환세포(TC) 특성을 분석했을 때 연골 유래 세포로 판단했다"며 "15년 뒤인 2019년 FDA에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친자확인 같은 유전자 검사 'SDR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TC세포가 연골세포가 아닌 태아신장유래세포주(GP2-293세포, 이하 293세포)인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인보사케이는 1액과 2액으로 구성돼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애초 임상에서 1액은 동종유래 연골세포, 2액은 세포를 빨리 증식하게 하는 인자가 도입된 동종유래 연골세포를 섞은 인보사케이를 구상했다. 그런데 2액에서 문제가 생겼다. 연골세포였어야 할 것이 293세포로 뒤바뀐 것이다. 이 사실이 15년만에 밝혀졌다.



이우석 대표는 이를 빗대어 "사람으로 치면 명찰이 바뀐 것이지 사람 자체가 바뀐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2004년 세포분석법에서는 '293세포 아니면 연골세포' 식으로 단순하게 취급했는데 지금 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를테면 5대 족보에서 이 사람이 '이몽룡 아니면 김몽룡인데 적어도 김몽룡은 아닐 것 같다'고 한 게 20대 족보로 보니 이몽룡은 확실히 아니고 김몽룡-1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오류가 일어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유 상무는 "TC세포를 추출할 때 바이러스를 생산하고 걸러줘야 할 세포 일부가 혼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매우 오래 전 일이고 장기간 지속된 것이라 조사기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04년 이후 임상과 시판용 세포가 온전히 같은 것이라는 데 중점을 뒀다. 15년간 문제의 세포를 쓴 인보사케이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됐기 때문에 아예 약의 성분을 다시 표시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도다.

이우석 대표는 "임상 중 사람은 그대로일 뿐 명찰을 잘못 붙인 것인데 이를 규제기관(식품의약품안전처)에 설명할 것"이라며 "현재 당국은 단순히 명찰만 바뀐 것인지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도 똑같았는지 검증해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FDA나 기술을 사간 먼디파마 등 글로벌 파트너들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FDA가 보고서와 다른 2액 때문에 지난 임상 1,2상을 백지화 시킬 가능성보다 2액 이름을 바꿔 3상 재개를 허용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파트너들 역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돼 계약파기 등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대표는 "식약처가 안전성, 유효성에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해줬다"며 "일부 허가가 지연되는 등 동요가 있겠지만 사업성은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의도대로 새 재료로 품목허가를 다시 받을 수 있는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식약처가 정밀 검증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어떤 경로로 2액이 뒤바뀐 것인지, 코오롱생명과학이 정말 몰랐는지, 알면서도 임상을 강행했는지 등 모든 가능성을 살펴볼 것"이라며 "회사 주장대로 성분이 완벽하게 같았다면 재허가가 가능한지 검토해볼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허가가 바로 취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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