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과 '인보사' 제조·판매 중단…1조 기술수출 어쩌나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2019.03.3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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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사항과 다른 세포 사용 추정…원인 조사 후 사용여부 결정

코오롱생명과학 (22,850원 ▼50 -0.22%)의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가 주성분 중 1개 성분이 허가 당시와는 다른 점이 확인돼 제조·판매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인보사의 해외 기술수출과 미국시장 진출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인보사는 현재 미국 임상 3상이 추진 중인 데다 일본, 중국, 중동 등지의 제약사들과 1조원 이상 기술수출도 맺은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는 인보사의 주성분 가운데 1개 성분(2액 세포, TGF-β1 유전자삽입 동종유래 연골세포)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인 것으로 추정돼 코오롱생명과학에 제조·판매중지를 요청했다고 31일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해당 제품에 대한 유통·판매를 중지했다.

인보사는 사람의 정상 동종 연골세포와 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성장인자를 가진 세포를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로 투여해 골관절염을 치료하는 유전자치료제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국산 신약 29호로 2017년 7월 식약처로부터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식약처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에서 인보사에 대한 임상 3상 승인을 받은 후 주성분 확인시험을 받던 중 연골세포의 성장을 돕기 위해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2액 세포가 한국에서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것을 확인하고 이를 식약처에 통보했다.

이에 식약처는 국내에 사용된 세포도 미국에서 사용된 세포와 동일할 가능성이 있어 유통·판매를 중지를 결정했다. 당초 2액의 허가사항은 유전자가 포함된 연골세포였으나, 유통제품은 유전자를 전달하는 매개체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신장세포주가 혼입된 후연골세포를 대체한 것으로 식약처는 추정했다.국내에서 사용된 세포에 대한 검사결과는 4월 15일 경에 나올 예정이다.

아울러 식약처는 병의원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려 의사가 인보사를 처방할 수 없도록 했다. 현재 인보사가 납품되고 있는 병·의원은 443개소이다. 다만 식약처는 인보사가 현재까지는 안전성 측면에서 큰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장조사 등을 통해 다른 세포가 사용된 원인을 조사하고 해당 의약품의 계속 사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의 조사에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뜻하지 않은 일로 환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인보사의 안전성에 대해 재검증 받는대로 조속한 출고 재개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식약처의 제조·판매중단 조치로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 시험은 당분간 중지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티슈진 (12,950원 ▼550 -4.07%)은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내 60개 병원, 환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왔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안전성 논란에 굉장히 민감한 조직으로 정확한 원인을 찾을 때까지 임상이 중단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타 제약사와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판매허가 승인을 받은 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도 적극 진출했다. 그 결과 지난해까지 홍콩, 마카오, 일본 등에 약 1조원 이상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국가별로는 살펴보면 일본이 약 6677억원 규모로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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