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김기홍 JB금융호 출발, 과제는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9.03.3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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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김한 회장과 달리 완벽한 전문경영인…주주친화적 정책·외형 성장보단 내실 중점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JB금융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JB금융


'전문경영인'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이 취임했다. 오너가가 경영한 지 10년만에 변화다. 두 번째 JB금융 회장으로 내실을 다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

김 회장은 지난 29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JB금융 회장으로 선임됐고 이어 열린 취임식에서 공식 취임했다. 김 회장은 2013년 JB금융 설립한 뒤 초대 회장을 지낸 김한 전 회장의 뒤를 이어가게 된다.



김 회장은 김 전 회장과 달리 '완벽한' 전문경영인이다. 김 전 회장은 대주주인 삼양사와 거리를 뒀지만 오너가다. 김 전 회장은 삼양사 창업자인 고 김연수 회장의 손자이고 김윤 삼양사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반면 김 회장은 학자 출신 금융인으로 삼양사와의 인연은 김 전 회장과의 인연이 전부다. 김 전 회장이 KB금융 사외이사를 지내면서 당시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인 김 회장을 눈여겨봤다.

대주주인 삼양사는 JB금융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진 않고 있지만 JB금융이 자본을 조달할 때 도움을 주고 있다. JB금융은 지주사 전환이후 두 차례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3000억원 이상을 조달했는데 삼양사는 200억원 이상 참여했다.



이에 김 회장은 배당성향을 높이는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실제로 김 회장은 지난해말 내정된 다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JB금융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이 희생했다고 생각해 배당성향을 대형 금융그룹 수준까지 높이겠다"고 말했다.

JB금융 외형이 커진만큼 리스크 관리는 김 회장에게 남겨진 최대 과제다. 김 전 회장은 2010년 전북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총자산 7조원 규모의 전북은행을 48조원 규모의 JB금융그룹이 성장시켰다. 그동안 큰 위험이 없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대손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JB금융 대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에서의 리스크가 확대될 우려가 높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JB금융 대출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1%로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김 회장도 "양적 성장을 추구하기보다 철저하게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실을 다지기 위한 수익은 자본시장에서 찾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이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내면서 자본시장 감각을 키웠다면 김 회장은 2014년부터 JB자산운용 대표를 맡으면서 자본시장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했다. 금융권에선 대출 확대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신한금융그룹은 자본시장 강화를 위해 GMS(투자운용사업)그룹을 출범시켰고 우리금융그룹도 자산운용사 인수를 서두르고 있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 토스 등 핀테크 기업의 성장 등 디지털 변화에 김 회장이 어떤 전략을 펼칠지도 관심이다. 공대 출신인 김 전 회장은 얼리어답터로 유명하나 김 회장은 전형적인 문과 출신이어서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JB금융은 KT 출신의 표현명 전 롯데렌탈 대표를 사외이사로 영입, 디지털 혁신에서 도움을 받기로 했다.

JB금융 관계자는 "신규 선임된 CEO(최고경영자)와 함께 JB금융이 내실을 다지며 계속 성장하는 그룹이 될 수 있도록 혼연일체가 돼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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