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회장, 제주도 농민들 만나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머니투데이 서귀포(제주)=정혁수 기자 경제부 2019.04.0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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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원 농협중앙회장 '2019 농업인 신년보고회' 성료…"국민께 사랑받는 농협 되겠다" 청사진 제시

-농협택배 설립·농기계 지원사업 등 농업인 편익 제고
-농자재 가격 인하 2016년 이후 3년새 1조1563억 규모

-"농업인·소비자 상생하는 생태계 만들겠다" 포부 밝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28일 제주 서귀포시 ICC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농업인 신년 업무보고회'에서 '농업인 희망플랜' 특강을 하고 있다.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28일 제주 서귀포시 ICC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농업인 신년 업무보고회'에서 '농업인 희망플랜' 특강을 하고 있다.


김병원(68) 농협중앙회장은 늘 사무실 밖에 머문다. 농업인이 있는 현장을 찾아 토론하고 문제가 있으면 해법을 찾는다. 우박피해 등 농업재해가 발생하면 뛰어가 농업인과 함께하고 필요한 지원을 약속한다. 또 전국 곳곳을 찾아 청년들에게 농업의 미래를 제시하고 이들의 손을 이끈다.



한때 '샐러리맨'으로 안주했던 농협 임직원들에겐 잃어버린 '농심(農心)'을 다시 불어 넣었다. 사람들은 그를 '농심 전도사'라 부른다. 만나는 이들과 농심을 나누고, 함께 농촌의 미래를 꿈꾼다.

김 회장은 2016년 취임 이후 3년간 차량으로 이동한 거리만 17.8만km에 달한다. 고속열차인 KTX로는 9.6만km를 이동했다. 도합 27만4000km의 거리로, 지구를 6.8바퀴 돈 거리다.



김 회장이 3월 28일 제주 서귀포시를 찾았다. 이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농업인, 임직원 등 1000여명이 함께 한 '2019 농업인 신년 업무보고회' 행사가 무대였다. 지난 1월 대전·충청권을 필두로 시작된 전국 순회행사 마지막 자리였다.

김 회장은 이날 '당신이 있어 농촌은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방만경영 등 과거 농협이 걸어온 길을 반성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소개했다. 지속적으로 경영 성과를 내고 농업·농촌 지원을 확대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농협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김 회장은 "협동조합의 정체성 확립, 영농자재 가격 인하, 농산물 수급 조성, 범농협 계열사 경영 혁신 등을 통해 지난 3년간 농가소득이 늘어나고 농협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성과가 있었다"며 "이제 우리 농협은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의 농협으로 다시 태어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28일 제주 서귀포시 ICC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농업인 신년 업무보고회'에서 '농업인 희망플랜' 특강을 하고 있다.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28일 제주 서귀포시 ICC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농업인 신년 업무보고회'에서 '농업인 희망플랜' 특강을 하고 있다.
또 "주변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과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 모두 동심동덕(同心同德)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자"고 덧붙였다.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농협'을 만들기 위해 김 회장은 그동안 다양한 형태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농업인들에게 한 건당 5000원이 넘는 택배비는 늘 부담이었다. 농협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17년 한진택배와 제휴한 농협택배를 출범시켰다. 박스(20kg)당 5300원 하던 택배비는 현재 3800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1년만에 취급점이 2439개소로 늘어났고, 취급물량은 810만건을 돌파했다.

김 회장은 "농촌지역 택배물량 90%를 점유하게 되면 현재 3800원 하는 택배비를 2500원 수준까지 낮출 수 있어 780억원의 농가경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며 "이게 바로 협동조합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농촌일손부족현상은 농촌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문제 중 하나다. 젊은이들이 떠나고 고령 농업인들만 남아있는 농촌이다보니 겪게되는 일로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하고 도시에서 아르바이트생도 구해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그래서 시도한 게 바로 농기계 지원사업이다. 김병원 회장은 취임이후 NH농협은행, 농협상호금융 등을 중심으로 한 금융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을 과감하게 농촌현장으로 돌렸다.

무상으로 밭작물 농기계 등을 지원해 부족한 일손을 대신하게 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지원된 액수만 520억원에 달한다.

농기계 뿐만 아니라 농협을 중심으로 한 농촌인력 중개도 적극 나섰다. 2016년 49만여명에 그쳤던 농촌인력중개 실적은 2017년 67만여명, 2018년 82만900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농자재 가격 인하에도 힘써 지난 3년간 자재·사료가격 인하에 따른 농가소득 기여 규모는 총 1조1563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28일 제주 서귀포시 ICC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농업인 신년 업무보고회'에서 '농업인 희망플랜' 특강을 하고 있다.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28일 제주 서귀포시 ICC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농업인 신년 업무보고회'에서 '농업인 희망플랜' 특강을 하고 있다.
제주 보고대회에서 김 회장은 농업인과 임직원 앞에서 또 하나의 약속을 했다. 승용이앙기 등 농기계를 공동 일괄구매해 전년대비 비용을 10% 줄이고,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비료의 판매가를 동결해 농업인의 소득제고에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마른수건을 한 번 더 짜는 심정으로 농가경영비 절감에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연말까지 총 3725억원 이상의 농가 경영비를 절감해 농업인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농우바이오, NH금융연구소 등 각 계열사별로 운영 중인 연구개발(R&D) 기능을 범 농협 통합R&D센터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R&D기능을 통합, 농업인의 실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또 농·축협 무이자자금 지원 규모도 2020년 15조원까지 확대, 농가소득 5000만 원 달성을 반드시 구현하겠다는 각오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한국 농협이 한때 개혁의 대상으로 치부됐던 것은 농협의 존재가치를 상실하고 목적없이 표류했기 때문"이라며 "한국 협동조합의 리더로서 농업의 가치를 확산하는 것은 물론 농업인과 소비자가 상생하는 생턔계를 만들어 국민들께 사랑받는 농협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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