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성남 가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누스 제4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직원들이 주요 제품인 매트리스를 박스에서 꺼내 직접 설치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지누스 매트리스는 온라인에서 구매해 박스로 배송받아 사용자가 직접 설치하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주주들이 흥미롭게 구경하고 있다.
지누스는 29일 오전 9시 30분 경기 성남 가천컨벤션센터에서 제40기 정기 주총을 개최했다. 이윤재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200여 명의 개인주주가 참석했다. 지누스는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 'K-OTC'의 대표 기업으로, 시가총액은 9000억원에 육박한다.
회사 소개 및 전략을 담은 동영상 시청이 끝난 뒤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오전 10시 40분부터 시작된 질의응답은 오후 12시가 넘어 끝났다. 총 13명의 개인주주가 질문 기회를 얻었다. 서로 질문하겠다고 손을 드는 바람에 중간부터 주주 한 명당 한 가지 질문만 하기로 했다. 그만큼 질문하고 싶은 주주가 많았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A씨는 "회사의 전략을 담은 동영상을 시청하고, 주주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니 주총보다 기자간담회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주총 내부에 전시된 제품들과 체험 존, 구매 존을 보니 신제품 발표회나 이벤트 느낌도 들어 즐겁다"고 말했다.
주주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이 회장과 안창로 부회장, 이왕희 사장이 맡았다. 세 경영진은 주주들의 질문에 꼼꼼히 답변했다. 이 회장이 해외 생산기지의 역량에 대한 답변을 비교적 길게 하자 옆에서 짧게 끊으라는 신호를 줬지만, 이 회장은 "됐다"며 설명을 계속했다. 이때 주주들 사이에선 호쾌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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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성남 가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누스 제4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구매존'을 들러 제품 구매 관련 문의를 하고 있다.
지누스의 주총은 기업과 경영진, 주주 간 투명한 소통이라는 기본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비상장 기업임에도 주주와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신뢰 관계를 쌓고 있어 모범적 사례라는 평가다. 일부 상장 기업은 여전히 10~20분 만에 끝내는 '형식적 주총'에 그치고 있다. 이날 주총이 끝나고 떠나는 주주들의 표정이 대체로 밝았다는 점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 B씨는 "지누스가 주주들과 투명하게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주총을 통해 느꼈다"며 "회사에 대해 더욱 신뢰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총에 참석한 200여 명의 주주 대부분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 회장은 "주총을 통해서 주주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주주들이 지누스가 팔고 있는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기업은 주주와 투명한 소통을 통해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앞으로도 열린 주총을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성남 가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누스 제40기 정기주주총회 현장. 행사 마무리 즈음인 오후 12시가 넘은 시간에도 참석 주주 대부분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