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금리 내려라"…'트럼프 맨' 한마디에 '화들짝'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3.2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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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스티븐 무어 연준 이사 지명자 '금리인하' 촉구에 증시 출렁…"채권시장 안정 전까지 주가 지속 랠리 어려워"

스티븐 무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 지명자/ 사진=뉴시스스티븐 무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 지명자/ 사진=뉴시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해 금리를 인상한 것은 실수다. 지금 당장 정책금리를 50bp(0.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

'친(親) 트럼프 학자' 스티븐 무어 연준 이사 지명자의 이 한마디가 시장을 패닉으로 몰고갈 뻔 했다.



상원의 인준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무어 지명자는 이날 보도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런 소식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2.35%까지 떨어졌다. 2017년 12월15일 이후 약 1년3개월만의 최저치다.

그러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장중 230포인트 이상 폭락하며 출렁였다. 장기금리 하락에 따른 '장단기 금리역전'을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한 탓이다. 장 후반 반등하며 하락폭을 줄이긴 했지만, 국채 금리의 지배를 받는 뉴욕 주식시장의 현실이 재확인됐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2.14포인트(0.13%) 내린 2만5625.59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3.09포인트(0.46%) 하락한 2805.3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48.15포인트(0.63%) 내린 7643.38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 · 애플 · 넷플릭스 · 알파벳)도 애플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장단기 금리역전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이날도 뉴욕증시를 짓눌렀다.


이날 미 국채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31%포인트 떨어진 2.381%로 장을 마쳤다. 장중 저점 2.35%에서 소폭 반등했다. 미 국채 3개월 금리는 전날보다 0.036%포인트 내린 2.434%를 기록하며 전날에 이어 10년물 금리를 웃돌았다.

미국에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오히려 낮은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은 2007년 9월 금융위기 당시 이후 약 12년만에 처음이다.

장기채는 돈을 빌려주는 기간이 긴 만큼 위험 부담이 커 단기채보다 수익률, 즉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 자금의 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뜻으로, 통상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

일각에선 연준이 올해 금리동결을 너머 아예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그러나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지만, 이 현상이 의미가 있으려면 수개월 이상 장기간 유지돼야 한다"며 "정책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세븐리포트의 톰 이싸예 창립자는 "주가가 지금보다 더 오르려면 글로벌 경제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채권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랠리를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FTSE러셀의 알렉 영 상무는 "연준의 비둘기(통화완화주의)적 태도가 주가의 하방 위험을 줄이고 있지만, 경기둔화의 증거인 국채 금리 하락이 주가의 상승 여력도 없애고 있다"며 향후 박스권 장세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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