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런 일이"..조양호 연임 실패에 입다문 대한항공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19.03.2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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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결 선언' 후 대한항공 측, 조심스러운 모습…노조도 내부회의 통해 입장 고민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회의주재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회의주재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아 이런 일이..."

대한항공이 27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내이사 연임 실패를 두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즉각 입장을 내기보다 내부적으로 상황을 지켜보면서 언급 자체를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27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제5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 사내이사 연임(재선임) 안건 및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관심사는 조 회장의 재선임 여부였다. 전날(26일)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 행사를 결정하고, 소액주주들도 조 회장 연임 반대를 적잖게 외쳤다.

현장 표 대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주총 의장을 맡은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의 선언으로 안건 부결은 상대적으로 싱겁게 전달됐다.



참석 총 주주 7004만946주 중 64.1% 찬성, 35.9% 반대의 결과였다. 정관상 사내이사 선임 승인 요건인 3분의2(66.66%) 수준에 약 2.6% 부족한 수준이었다.

결과 선포 후 내부 분위기는 술렁였다. 대한항공 관계자들은 즉각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말을 아꼈다. 사내이사 연임 실패는 인정하면서도 '경영권 박탈'이라는 표현은 경계했다.

노동조합 측도 즉각 논평을 내지 않았다. 대한항공 노동조합 측은 현 상황 파악을 위한 내부 회의를 오후에 진행키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내부 입장이 정리되면 노조의 입장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새로운 바람도 기대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홈페이지에 따르면 일부 익명의 노조원들은 게시글을 통해 "세상이 바뀌고 있다"거나 "신세계가 열리려나, 노조를 중심으로 권리를 찾자"면서 향후 변화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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