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이날 표 대결 결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대한항공 (21,950원 ▼50 -0.23%) 2대 주주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원년을 맞아 원칙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했다"며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 총수(주식 7004만946)의 74.8%가 참석했다. 이 중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에 64.1%가 찬성하고 35.9%가 반대했다. 조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려면 찬성 66.66% 이상이 필요하지만, 조 회장은 2.5% 남짓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면서 경영권을 지켜내지 못했다.
이날 주총 표심에는 전날 국민연금이 조 회장 연임 반대에 의결권을 행사키로 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56%를 보유해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33.34%)에 이은 2대 주주로 올라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이 조 회장의 향후 거취를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이유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는 지난 25일과 26일 이틀에 걸친 회의 끝에 이번 대한항공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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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이날 주총 결과에 대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원년을 맞아 원칙에 입각해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것 외엔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공식적인 언급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다만 시장 안팎에선 조 회장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통해 물러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국민연금으로서도 부담이 없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장고 끝에 어제 국민연금이 조 회장 연임에 반대표를 행사키로 방침을 최종적으로 정리하면서 이번 주총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기업 오너들이 경영권 수성을 위해 본업보다 지분 확대에 열을 올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