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대리인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대한항공은 27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제57기 정기주총을 열고 1시간 만에 주총을 마무리했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두고 장외전이 치열했던 만큼 주총은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준비된 좌석(200석 이상)의 90%가 찼다.
주총에서 다룬 안건인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1명)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상정될 때마다 주주들 간 발언 경쟁은 치열했다.
최대 관심사로 꼽혔던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가기까지 주주들 간 고성 경쟁은 이어졌다. 전날(26일) 국민연금이 의결권 반대 행사를 결정하고,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에 따라 결과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대리인들이 의사 진행에 관하여 항의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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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조양호 사내이사 선임의 건은 사전에 확보한 위임장 등 의결권 행사 내역을 확인한 결과 참석 총 주주는 7004만946주로 총 의결 총수의 73.8%가 참석했다"며 "참석자 중 찬성은 4489만1615주로 64.1%, 반대는 2514만9332주로 35.9%가 나와 정관 상 의결 정족수인 3분의2를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고 선포했다.
주주들은 술렁였다.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행사 시민행동'(시민행동) 측으로 주총에 참석한 이들은 "현장 주주 의사를 확인하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의장은 "오전에 참석하신 표 숫자를 모두 확인해 모두 찬성을 하더라도 결과가 뒤집히지 않아 굳이 투표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주주는 "현장에서 권리 행사도 안했는데 공산당처럼 이러는 건 처음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바탕 소란이 끝난 뒤 의장은 박남규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을 10분도 안 돼 처리한 뒤 주총을 마무리했다. 당초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던 주총은 시작한 지 약 한시간 만인 오전 10시15분쯤 마무리됐다.
시민행동 측은 주총이 마무리된 뒤 현장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항공의 주총 진행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주총에 참석한 일부 주주들은 "현장에서 표 권리 행사도 못했다"며 허무함을 드러냈다.
부결 선언 선포를 직접 들은 대한항공 직원들도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 회장과 조 사장은 이 상황을 예견한 듯 주총 전후로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