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LG사이언스파크 /사진=송선옥 기자
서울지하철 5호선 마곡역에 내려 주변 건물을 찬찬히 뜯어보면 뭔가 낯선 풍경이 감지된다. LG (81,000원 ▲1,200 +1.50%)사이언스파크 홈앤쇼핑 코오롱미래기술원 등 기업들의 건물은 물론 아파트 오피스텔 높이가 14~16층 정도로 높지 않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개발한 마곡지구는 '고도지구'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고도지구는 공항시설 보호와 비행기 이착륙 시 안전을 위해 1977년 4월 당시 서울지방공항청 요청으로 최초 지정됐다. 마곡지구가 속한 강서구 대부분이 이 같은 층수 규제를 받는다.
마곡 엠밸리 7단지 출입구 /사진=송선옥 기자
하지만 고도지구가 폐지된다 해도 바로 김포공항 주변 고도제한이 풀리는 것은 아니다. 공항시설법에 따라 김포공항 활주로 반경 4㎞ 지역엔 건축물 높이가 활주로 높이(해발 12.86m) 대비 최고 45m(해발 57.86m)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공항시설법상 고도제한을 완화해 건축물을 최고 30층 높이까지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공청회 등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마곡을 시범단지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곡 주민들은 고도제한 완화 기대감이 이미 집값에 포함돼 있어 규제가 완화돼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본다. 지역 내 개발 가능 구역이 ‘마곡지구 MICE 복합단지 특별계획구역’뿐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이곳은 8만 2724㎡ 규모로 공급가격이 9905억6607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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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민은 “SH공사가 고도제한 완화를 염두에 두고 땅값을 책정한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며 “이곳에 높은 새 건물이 들어서면 오히려 주변 아파트들의 조망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곡 B부동산 중개사 관계자는 “마곡 전체 공동주택수는 1만2000여가구이나 장기전세 등을 제외하면 거래될 수 있는 물량은 6000가구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