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 피하라" 코웨이 품은 웅진, 후속작업 돌입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19.04.0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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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도시·에너지 이어 북센도 매각 추진...인수자금 상환, 사업구조 재편 동시 진행

"승자의 저주 피하라" 코웨이 품은 웅진, 후속작업 돌입


2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조달해 코웨이 인수전을 마무리한 웅진 (931원 ▼7 -0.75%)그룹이 '승자의 저주'를 불식시키기 위한 후속작업에 돌입한다. 시너지가 적은 계열사를 정리하고 핵심 경쟁력인 방문판매조직을 근간으로 렌탈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 지주사인 웅진은 최근 자회사 웅진북센(이하 북센) 매각을 위해 DB금융투자를 주간사로 선정했다. 북센은 출판을 중심으로 한 물류사업과 'e-북'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다. 2017년 기준 자산 1428억원, 부채 1202억원으로 매출액은 1418억원, 영업이익은 53억원 수준이다.



웅진그룹이 테마파크 운영사인 웅진플레이도시(이하 플레이도시)와 태양광 발전 자회사 웅진에너지 (52원 ▼33 -38.8%)(이하 에너지)에 이어 북센까지 매물로 내놓은 것은 코웨이 인수자금 상환과 사업구조 재편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조건에 따라 북센의 매각가를 600억~1500억원으로, 플레이도시를 1500억~2000억원으로 추정한다. 에너지의 경우 지난달 27일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 판정을 받고 주식매매거래 정지와 함께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했다.

아울러 코웨이 인수전의 중심에 섰던 웅진씽크빅도 지난달 25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221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코웨이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2월 웅진에서 차입한 돈을 출자전환한 것이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 이후 발 빠른 상황정리에 돌입하는 것은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승자의 저주'에 빠진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다. 웅진은 당장 올해 말까지 단기차입금 2000억원을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웅진은 2007년 극동건설, 2008년 새한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건설과 태양광산업에 도전했다가 그룹 전체가 위기에 몰리면서 2012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인수전의 승자가 됐음에도 인수기업 때문에 부실해지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경험해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으로서는 '포스트 코웨이 인수'에 대한 준비를 어느 때보다 심도있게 고민했을 상황이다. 차남인 윤새봄 그룹 사업운영총괄 전무를 코웨이 경영에 참여시키지 않은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안지용 기획조정실장이 코웨이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룹의 재무구조 조정과 매각 작업을 윤 전무가 지휘하게 된다"며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부채를 상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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