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교체' 日데상트, 韓 의존 줄이고 中 키운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9.03.2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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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공개매수' 최대주주 측 요구안 수용
이토추 인사 새 사장에… 이사진도 변경
2대 주주 中기업과 협력해 변화 꾀할 듯

/사진=데상트 홈페이지/사진=데상트 홈페이지


대주주와 갈등을 겪었던 일본 스포츠용품업체 데상트가 결국 사장을 교체했다.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40%까지 늘린 이토추 상사의 이사구성안도 수용하며 경영 방식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토추는 그동안 한국 시장에 집중된 사업 전략 변화를 요구해 데상트 기존 경영진과 마찰을 빚어왔다.

25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데상트가 이토추의 이사 구성안을 받아들이면서 양쪽의 대립이 끝났다고 보도했다. 새 이사진은 데상트 출신이 기존보다 4명 줄어든 2명, 이토추 측 2명, 사외 이사 2명으로 구성됐고 한국법인 사장 외에는 모두 새 얼굴이다. 또한 이시모토 마사토시 사장이 물러나고, 오제키 슈이치가 6년 만에 이토추 출신 사장으로 앉게 됐다.



데상트와 이토추 측의 갈등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3월 기준 연매출 1411억엔(1조4500억원)으로 이시모토 사장 체제에서 실적이 5년 새 1.5배 늘었으나, 한국 시장에 집중됐다는 것이 문제였다. 지난 2015년 데상트의 한국 내 매출은 일본 시장을 앞질렀고, 현재 사업 비중은 한국 51% 일본 39% 중국 6%로 추정된다.

과거 데상트가 어려울 때 회사를 도왔던 이토추는 사업이 한쪽에 의존하면 위험하다며 중국 시장 등을 강화할 것을 주장했고, 기존 경영진은 이에 반대해왔다. 데상트는 지난해 2019년 순이익 전망치를 3년 전 목표로 제시한 100억엔에서 65억엔(668억원)으로 줄였는데, 그 이유로 한국 사업이 처지고 있는 점을 든 것도 이토추가 불만을 가진 부분이다.



앞서 지난 1998년 데상트는 매출의 40%가량을 차지했던 아디다스와의 라이선스 계약 해지로 위기를 겪은 적이 있는데, 이토추가 자금을 댄 뒤 경영에 참여하며 이를 극복한 바 있다.

지난해 지분율 20%대였던 이토추는 데상트에 회사 매각도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뒤 회사 주식을 사들여 지난해 말 30%로 불렸다. 올해 1월 말에는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하고 최근 40%를 달성했다. 지분이 3분의 1이 넘으면 경영 주요사항에 대한 거부권을 가진다.

데상트는 새 사장 및 이사진 체제에서 중국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22년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려 스포츠용품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고, 데상트 2대 주주가 중국 스포츠용품사 안타(ANTA)여서 이를 통한 사업 확장도 꾀할 수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토추가 중국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중국용 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산케이신문은 회사 직원들 90%가 이토추의 주식 공개매수에 반대해왔다며 조직 융화가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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