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팔기 시작한 北식당...美에 화해신호?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3.2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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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접경지대 단둥서 햄버거 파는 식당 등장…롤러코스터 북미관계서 화해 제스쳐라는 시각

북한 평양의 한 식당에서 햄버거를 팔고 있다. /AFPBBNews=뉴스1북한 평양의 한 식당에서 햄버거를 팔고 있다. /AFPBBNews=뉴스1


북한의 고려관 식당이 중국에서 햄버거를 팔기 시작했다. 연일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북미 관계에서 북한이 미국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중국과 북한 국경지역인 단둥에서 최근 '고려관 윙 카페'가 영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평양에도 햄버거 식당을 운영하는 등 햄버거 판매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운영하는 해외 식당에서 햄버거를 파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나 지난 2월말 2차 북미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뒤 양국이 갈등을 지속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닛케이는 식당에 들어서면 서양식의 카운터를 제일 먼저 볼 수 있고, 직원들은 빨간 자켓에 검정색 바지를 입는 등 서양식 복장으로 손님들을 맞이한다고 전했다. 북한 냉면부터, 햄버거, 커피 등 북한과 미국 음식 모두 판매하고 있다. 실내에는 북한 미술작품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당신을 원한다(I Want You)'라는 문구의 미군 징병 포스터도 걸려있었다.



/사진=Flickr./사진=Flickr.
단둥은 중국과 북한의 무역의 70%가 발생하는 지역으로 북한의 상황을 가장 가까이서 엿볼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북한은 해외에서 운영하는 식당 중 가장 큰 규모인 평양고려관 식당도 운영했지만 2017년 UN안보리 대북제재가 강화하고, 중국이 동참하면서 휴업이나 폐업이 속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전후로 단둥 지역 북한 식당들이 영업을 재개하거나 준비하는 등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 2월말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비핵화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나면서 북미 관계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이후 미국이 추가 대북제재를 시사하자 북한은 남북연락사무소를 철수했다. 지난 22일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추가제재 철회 소식을 알리자 개성 남북동연락사무소에서 갑자기 철수했던 북한이 지난 25일 다시 복귀하는 등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닛케이는 "고려관 카페가 평양이 워싱턴을 달래고자 하는 태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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