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최선희 "트럼프, 복원가능한 제재해제 용의, 볼턴·폼페이오 반대"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9.03.2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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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핵·미사일 실험중지, 제재 해제해야...."볼턴, 말 가려 못하고 마구 내뱉어, 후과 우려"

【평양=AP/뉴시스】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가운데)과 북측 관계자들이 평양에서 각국 외교관과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최 부상은 이날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03.15【평양=AP/뉴시스】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가운데)과 북측 관계자들이 평양에서 각국 외교관과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최 부상은 이날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03.15


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합의 위반시 복원이 가능한 대북제재 해제에 긍정적이었으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 했다는 북한의 주장이 공개됐다.

26일 뉴시스가 입수해 공개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지난 15일 평양 기자회견 발언문에 따른 것이다. 최 부상은 "우리가 현실적인 제안을 제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제재를 해제했다가도 조선이 핵활동을 재개하는 경우 제재는 가역적이다'는 내용을 더 포함시킨다면 합의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신축성 있는 입장을 취했다"고 전했다.



최 부상은 그러나 "폼페이오나 볼턴은 기존의 적대감과 불신의 감정으로 두 수뇌분들 사이의 건설적인 협상 노력에 장애를 조성했으며 결국 이번 수뇌회담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8일 북미 확대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위반시 복원이 가능한 '스냅백(snapback) 조항’을 활용해 제재 완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으나 핵심 참모들의 반대로 합의가 무산됐다는 것이다. 최 부상이 이날 회견에서 "두 최고지도자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chemistry)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한 것도 이런 당시 상황이 반영된 언급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 부상은 그러면서 "애당초 미국은 6·12 공동성명을 이행하려는 의지가 없이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르는 계산법을 가지고 이번 수뇌회담에 나왔다는 것이 저의 판단"이라며 "실천적인 결과물들을 만들기보다는 오직 저들에게 정치적으로 득이 될 수 있는 결과물들을 따내면 그만이라는 것이 미국 측의 계산이었다"고 주장했다.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한 배경에 대해선 "핵시험이나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를 걸고 나온 유엔안보이사회 제재 결의들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결의들을 준수하는 정도에 따라 제재를 강화, 수정, 보류, 해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문구가 명백히 새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지난 15개월 동안 핵시험과 로케트 시험발사를 중지하고 있는 조건에서 이런 제재들이 계속 남아있어야 할 하등의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부상은 "이번 회담에서 내가 느낀 것은 미국의 계산법이 참으로 이상하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핵시험과 로케트 시험 발사 중지에 상응하는 유엔제재 해제 조치없이 "뚱딴지같이 비핵화 문제까지 꺼내면서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는 얼토당토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슈퍼 매파인 볼턴 보좌관을 겨냥한 거친 비난도 이어졌다. 최 부상은 "2차 수뇌회담 이후 볼턴은 대화 상대방인 우리에 대해 말을 가려 하지 못하고 자기 입에서 무슨 말이 나가는지도 모르고 마구 내뱉고 있다"며 "그런 식으로 우리 최고지도부와 우리 인민의 감정을 상하게 할 때 그 후과가 어떠할 것인지, 과연 감당할 수 있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했다.

최 부상은 "미국의 '강도적 입장'은 사태를 분명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며 "미국과 그 어떤 타협도 할 생각이 없으며 이번과 같은 협상은 더더욱 할 의욕도 계획도 없다. 나는 우리 최고지도부가 곧 결심을 명백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문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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