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양현석 심미성 노희영

머니투데이 세종=박준식 기자 2019.03.2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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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국세청이 '저승사자들'로 불리는 조사4국 요원을 십 수명도 아니고 100여명이나 YG엔터테인먼트에 투입한 이유가 뭘까. YG가 재벌그룹도 아닌데 조직적인 대기업 탈세 혐의를 확보했을 때만 예외적으로 진행하던 대규모 현장 조사를 벌인 게 무리수라는 생각이 반사적으로 들었다.



조사관 100여명이란 숫자는 상징적이다. 규모에 상응하는 불법 혐의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국세청으로서도 적잖은 타격일 것이다. 결과가 미진하다면 엔터 산업 전체에 대한 공권력 과잉 논란이 나올 수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청소년들의 우상인 아이돌그룹과 그 모체 이미지를 근거 없이 흔든 셈이 되어서다.

사정당국 관계자로부터 이와 관련한 세 가지 배경 설명을 얻었다. 첫째는 '역외탈세'다. K팝이 글로벌화하며 공연수익이 일 년에 수천억원에 달했는데 당국이 '한류'를 해할까 다소 느슨히 규제했다는 거다. 버닝썬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에도 장본인 빅뱅 승리(본명 이승현)는 콘서트를 강행했다. 그만큼 돈이 됐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미술품'이다. 양현석 회장은 본인이 밝힌 대로 연예사업 외에 개인적으로 홍대 인근에서 20년간 부동산 투자에 열중했다. 마포구에서만 약 2300㎡(제곱미터) 규모의 건물 등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엔 더 나아가 세금 이슈에서 다소 자유로운 미술품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 회장의 새로운 취미를 돕는 이가 바로 미술품 투자 전문가인 심미성씨다. 몇 년 전 YG플러스(PLUS)에 임원급으로 영입된 심씨는 이전까지 KTB그룹에서 권성문 회장의 미술품 컬렉션에 관계한 인물이다. 삼성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뉴욕 유학 후 평창동 갤러리에서 일하다가 서울옥션 홍콩법인장을 거쳐 크게 성장했다. 크리스티나, 소더비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수준이다.

마지막은 '노희영'이다. 이름 자체가 브랜드인 그는 국내 최고의 요식업 전문가로 오리온에서 '마켓오'를, CJ에서 '비비고' '계절밥상'을 만들었다. CJ 이미경 부회장의 총애를 받았지만 2014년 탈세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고 조직체를 떠났다가 2016년 양현석 회장과 의기투합해 YG푸즈를 만들었다.


양 회장은 노 대표의 재능을 높이 샀지만 국세청 시선은 이와 달리 곱지 않다. 이번에도 관련 브랜드인 '삼거리포차'를 별개로 조사해 샅샅이 살피고 있다. 엔터를 기반으로 패션과 식음료, 유흥업까지 뻗친 다각화가 YG엔 부메랑이 된 셈이다.

[우보세]양현석 심미성 노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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