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투자'는 옛말" 실체있는 테마주가 뜬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3.2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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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미세먼지·수소차 테마 '활짝'…남북경협株는 급락…"미세먼지·수소차株, 테마주 아닌 성장주"

"'묻지마 투자'는 옛말" 실체있는 테마주가 뜬다


실체 없이 기대감만으로 급등락하던 테마주가 달라졌다. 올해 1분기, 남북경협주는 북미 정상회담 이전보다 더 떨어진 반면, 미세먼지 테마주는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중 상시화된 미세먼지로 인해 테마주에서 성장주로 변신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올 1분기(12월28일~3월25일) 5G, 남북경협, 전기차, 수소차, 미세먼지 테마주 주가 추이를 살펴본 결과, 미세먼지 테마가 가장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테마주는 공기필터, 마스크나 공기청정기를 생산하는 업체들로 구성돼 있다. 3월 초 수도권에 7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될 정도로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가 지속되면서 이들 매출이 급증했다. 과거 봄에만 반짝하던 계절 테마주에서 매출과 주가가 함께 오르는 성장주로 급부상했다.

특히 마스크보다 판매단가가 높은 공기청정기 업체들의 상승폭이 컸다. 국내 1위 공기청정기용 필터 제조 전문업체인 크린앤사이언스 (6,210원 ▼140 -2.20%)는 지난해 말 1만2800원에서 이날 3만300원까지 137% 뛰었다. 공기청정기용 필터의 연평균 매출성장률이 30%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크린앤사이언스의 필터 시장 점유율이 약 70%로 추정된다"며 "미세먼지 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농도가 짙어질수록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 주기가 짧아지기 때문에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공기청정기 업체인 위닉스 (8,740원 ▼80 -0.91%), 대유위니아 (613원 ▲141 +29.87%)도 각각 109%, 71% 올랐다. 위닉스는 공기청정기 1위 업체로서, 올해 창립 이래 최대 매출이 기대된다.'딤채'로 잘 알려진 대유위니아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공기청정기를 내놓아 매출이 연간 50%씩 급성장세다. 웰크론 (2,710원 ▼25 -0.91%)(58%), 신일산업 (1,868원 ▲5 +0.27%)(52%), 오텍 (4,040원 0.00%)(34%), 모나리자 (3,170원 ▲30 +0.96%)(32%)도 크게 올랐다.

수소차 테마도 좋다. 지난해 말부터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현대차 7조 투자, 올해 중국 정부의 수소인프라 육성까지 정책 수혜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수소충전소 관련주인 제이엔케이히터 (4,055원 ▼25 -0.61%)는 해당 기간 36% 올랐다. 대우부품 (1,383원 ▼5 -0.36%)유니크 (4,435원 ▼45 -1.00%), 일진다이아 (12,840원 ▲50 +0.39%)도 10~20%대 상승했다. 지난해 수소가스 사업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던 풍국주정 (11,650원 ▲230 +2.01%)과 뉴로스만 급등 여파로 올 1분기에 4%씩 하락했다.

올해 북미 정상회담 기대감에 화제가 된 남북경협주는 회담 무산으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주가가 더 빠졌다. 현대엘리베이 (40,500원 ▲50 +0.12%)는 지난해 말부터 2월 중순까지 20% 올랐지만, '노딜'로 회담이 종료된 이후 상승분의 2배 가량을 반납했다. 이날 종가는 8만2600원으로, 연말대비 23% 하락했다. 대아티아이 (3,010원 ▼5 -0.17%)현대로템 (40,900원 ▲800 +2.00%), 아난티 (5,940원 ▼40 -0.67%)도 20% 이상 내렸다.

5G테마주는 비교적 최근에 주목받은 오이솔루션 (12,450원 ▼160 -1.27%)만 56% 올랐다. 종전 테마주로 꼽혔던 다산네트웍스 (3,690원 ▼60 -1.60%), 대한광통신 (1,094원 ▼7 -0.64%), 에프알텍 (1,799원 ▲10 +0.56%), 유비쿼스 (12,360원 ▼40 -0.32%)를 비롯해 이통3사까지 모두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두달 간 주가가 2배 뛴 이노와이어리스 (25,500원 ▼2,100 -7.61%)LG유플러스 (9,750원 ▲30 +0.31%) 낙폭이 커 각각 15%, 12% 내렸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수소차와 미세먼지 테마주를 산업 초기 단계에 있는 성장주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정부의 수소산업 육성책에 이어 중국 정부까지 수소 인프라 육성을 공식화하면서 정부의 방향이 제대로 된 선택이었음이 증명됐다"며 "수소차 관련주를 단기 테마주대하듯 하지 말고 산업 성장 초기의 관점에서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김민경 신영증권 연구원도 "미세먼지가 국가재난이 된 만큼 공기청정기는 필수 가전이 됐다"며 "중장기적으로 환경관련 산업의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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