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하철 '할머니 폭행' 사건 시끌 "다들 찍기만…"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9.03.2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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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운영 뉴욕 지하철서 새벽에 발생… 최소 3명 영상 찍었으나 돕지는 않아

/사진=트위터 영상 갈무리/사진=트위터 영상 갈무리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새벽 시간에 78세 여성을 향한 폭행 사건이 일어나 현지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 장면이 담긴 영상을 뉴욕경찰(NYPD)이 공개한 뒤 폭행 용의자는 하루 만에 잡혔지만, 현지 언론과 네티즌들은 주변 사람들이 돕지는 않고 영상만 찍었다고 지적했다.

뉴욕경찰과 NBC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 브롱스의 지하철 네레이드 애비뉴역에서 새벽 3시10분께 벌어졌다. 뉴욕은 지하철을 24시간 운영한다. 경찰에 따르면 78세의 여성은 당시 열차 안 의자에 앉아 있었으며, 한 남성이 여러 차례 주먹과 발로 여성의 얼굴을 폭행했다. 이 폭행 용의자는 238번가 역에서 내려 사라졌다.



트위터 영상을 보면 폭행 현장 주변에는 3명 이상의 사람이 있었으며 확인되는 3명은 모두 이 장면을 촬영했다. NBC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촬영만 했을 뿐 누구도 이 여성을 돕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열흘 넘도록 용의자가 잡히지 않자 경찰은 지난 22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영상을 공개하며 이 사람에 대한 제보를 요청했다. 이 글은 1910회 공유됐다.



이어 하루 뒤인 23일 경찰은 용의자를 잡아 구금했다는 소식을 공개하며 제보자 및 글 공유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36세로 2급 폭행 및 3급 추행 혐의로 기소됐으며, 피해 여성은 병원 치료 뒤 추가 지원을 받고 있다. CBS는 이 여성이 노숙인이라고 전했다.

용의자는 잡혔지만 네티즌은 사건 현장의 누구도 피해자를 돕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래퍼이자 배우인 아이스-T는 트위터를 통해 "열차 안에서 지켜보고 영상을 찍은 사람들"을 향해 "겁쟁이"라는 표현에 더해 래퍼 특유의 욕설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가장 화나는 것은 이 장면을 찍은 휴대폰의 수와 영상에 담긴 상황을 즐기는 듯한 소리"라고 비난했다. 사건 영상에는 환호성처럼 들리는 소리가 담겼다.


/사진=뉴욕경찰 트위터/사진=뉴욕경찰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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