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대개조-트위터 예찬, 文대통령 '3말6벤' 이유는 혁신성장

[the300]혁신·중소기업 지원 방향으로 금융 변화 촉구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중구 IBK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 참석에 앞서 기업 대출·여신 심사 직원들과 만나 현장의견을 듣고 있다. 2019.03.21.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혁신금융 비전을 직접 선포하고, SNS 벤처기업의 원조 격인 트위터 창업자를 만난 것은 혁신성장과 벤처 육성에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문 대통령은 기업은행 본점을 찾아 금융을 창업과 성장의 동맥이라 규정했다. 잭 도시 트위터 공동창업자 겸 현재 최고경영자(CEO)와는 디지털 소통과 창업가 정신을 주제로 대화했다. 벤처 창업과 혁신성장이라는 경제정책의 최대 화두에 '피와 살'을 불어넣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혁신금융은 대출, 자본시장, 정책금융 등 3 분야의 개혁이다. 대출은 부동산담보 의존을 탈피해 기술력과 가능성을 평가하고, 증권거래세를 낮추는 등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이 더많이 돌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금융시스템의 재설계'라고 표현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시기 '국가 대개조'를 큰틀의 가치로 강조한 데 비추면 금융 대개조를 요구한 셈이다. 단순히 시대에 걸맞은 새 금융이 돼야 한다는 정도가 아니라 혁신성장 촉진이란 목표가 뚜렷하다.

문 대통령은 "혁신금융이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맥이다. 금융이라는 동맥이 잘 뚫려 있어야 혁신의 심장이 쉬지 않고 고동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보는 문재인정부에 제대로 된 금융정책이 없다는 기존 비판을 불식하려는 의미도 있다. 문 대통령은 선포식 전에 △콘텐츠 투자 △동산담보대출 △창업육성 △자영업대출 등 혁신금융을 맡은 기업은행 직원들과 만났다. 4대 분야 담당자를 참석자로 정한 것 또한 혁신금융 정책의 모범사례를 금융권에 강조, 확산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네 분야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다. 동산 담보대출 담당자가 중과실이나 고의가 아닐 때 면책하고, 은행의 창업지원 사업은 평가시 가점을 주는 방안을 최종구 금융위원장·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에게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쪽으로만 해서 수익도 많이 올리지만 자금이 혁신이나 소상공인이라든지 (필요한 곳에) 제대로 가지 않는다, 우리 전체 경제 영역에서 가장 변하지 않는 곳이 금융권이다' 이런 얘기 많이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말씀 들어보면 이미 은행 스스로 굉장히 많은 혁신금융도 시작하고 있다"며 "정말 감사 드리고 싶다. 그런 것들이 충분히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격려했다. 또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며 "우리가 조금 더 나아가서 혁신성장을 금융이 이끄는 시대가 앞당겨지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4시 청와대에서 도시 CEO와 만나서는 "아주 혁신적이고 도전정신을 많이 가지고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좋은 말씀 많이 해달라"고 말했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21일 하루만 두 건을 포함, 올들어 3월까지 6차례나 벤처 관련 공개일정을 가졌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9.03.21. [email protected]

1월3일 새해를 열자마자 '메이커 스페이스'로 불리는 스타트업 육성·지원 기업을 방문, 혁신적 창업 기업의 3D프린팅 등을 직접 봤다. 서울스퀘어(옛 대우빌딩)에 자리한 엔피프틴(N15)에서다. 1월7일 중소기업인과 벤처기업인을 함께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한달 뒤인 2월7일 유니콘기업 경영자와 벤처 1세대 기업인들을 만났다. 유니콘기업이란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벤처를 뜻한다.

지난 6일엔 서울 강남 디캠프에서 진행된 제2벤처붐 확산전략 대국민 보고회에 참석,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 2020년까지 유니콘 기업을 20개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주형철 한국벤처투자 대표를 경제보좌관에 발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