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상폐리스트…감사의견 지연기업도 급증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9.03.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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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들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짓는 감사의견 거절이 1분기 막판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적정’ 감사의견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공시했거나 감사의견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지연’ 사실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당국은 감사의견에 문제가 있어도 다음 연도까지 1년간 상장을 유지해주기로 했으나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차바이오텍을 비롯해 엘앤케이바이오, 솔루에타, 케이메디, 그린플러스, 투비소프트, 엘아이에스, 동양피엔에프, 퓨전데이타, 엘아이에스, 금호전기, 컨버즈, 한국비엔씨, 에이앤티앤, 그린플러스, 볼빅, 디와이, 웰바이오텍 등 18개 상장사가 감사의견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감사의견은 주주총회 일주일 전까지 첨부해야 한다. 시일이 조금 늦어도 적정의견을 받기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으나 올해는 특히 감사보고서 지연사례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는 대우조선해양 등 대규모 분식회계 사태를 맞아 회계법인 신규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지는 등 외부감사 기관들에게 큰 부담이 지워졌기 때문이다.



상장사 한 관계자는 “감사절차가 깐깐해지다 보니 요구한 내용을 모두 제출했는데도, 회계법인에서 보완자료를 10번 넘게 달라고 했다”며 “자료와 증빙을 넘겨주고 소요 되는 시간이 있어 겨우 일정에 맞춰 감사보고서를 받을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솔루에타 측은 자회사와 관련해 회계법인에서 추가 자료를 요청한 것이 있었다며 이 자료를 제출하고, 이를 회계법인에서 다시 들여다보는데 시간이 걸려 감사의견을 아직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를 제출받는 즉시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사보고서를 아직 받지 못한 기업들은 의견거절이나 한정, 부적정 등 문제가 되는 의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관리종목에서 탈피한 차바이오텍은 감사보고서가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에 20일 증시에서 장중 14%에 달하는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최근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강화로 회계감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연결 대상기업의 변경 등을 반영하느라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감사를 받는 중이라 감사의견에 대해선 알 수 없지만 감사가 끝나는 대로 신속히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감사의견에 문제가 생긴 기업은 라이트론, 케어젠, KD건설, 크로바하이텍 등 5~6개 기업인데 감사의견 지연기업들 가운데 의견거절을 받을 곳이 최소 5곳 이상일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말까지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되는 기업은 총 13~15곳 가량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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