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장관 "車관세 문제, 현대차와 건설적 협의 중"

머니투데이 애틀란타(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3.20 09:00
글자크기

윌버 로스 美상무장관, SK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 축사…"트럼프 대통령 대신해 축하"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커머스시(市)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상배 기자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커머스시(市)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상배 기자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무장관이 "관세 문제에 대해 현대자동차와 매우 건설적인 협의를 하는 등 많은 협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 부과 문제를 놓고 현대·기아자동차 등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커머스시(市)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주, 기아차는 조지아주에 각각 공장을 두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수입 자동차 부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내 자동차 생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과도한 관세 부과를 피해줄 것을 연방정부에 요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의 경우도 관세 부과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대미 수출 비중은 36.5%에 달했다. 한국GM은 52.6%, 르노삼성은 79.6%에 이른다.



미국 상무부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수입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인 '무역확장법 232조'를 자동차산업에 적용하는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지난 2월17일 백악관에 제출했다. 상무부는 수입 자동차 및 부품도 국가안보에 위협에 될 수 있는 만큼 고율 관세 부과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고서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5월 중순까지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로스 장관은 이날 기공식 축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축하를 전한다"며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은 미국내 공장 유치를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은 지난 약 70년동안 최상의 친구이자 충실한 동맹으로서 함께 해왔다"며 "이번 투자는 한미 간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징표"라고 했다.


로스 장관은 "한국은 미국의 6번째 교역국"이라며 "그동안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 무려 510억달러를 투자했고, 이를 통해 5만2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조지아주에만 74곳의 한국기업 공장이 있다"고 했다.

그는 "SK이노베이션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조지아공장에 약 17억달러(1조9000억원)를 투자하는 것은 조지아주 역사상 단일 투자건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행사 직후 로스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SK 뿐 아니라 삼성, LG 등 세계적인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큰 공장을 건설한 데 대해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SK이노베이션의 투자는 한미 경제협력 측면에서 또 다른 큰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2∼3곳 이상의 독일, 일본 등 외국 자동차 기업들이 추가로 미국에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