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터레스트 성장의 비밀병기는 ‘뜨개질 콘서트’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2019.03.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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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즈 BTS(Biz & Tech Story)] 1천여명 직원들이 모여 뜨개질을 하고 장작을 팬다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티타임즈가 격주 목요일마다 비즈&테크 스토리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 방식에서 혁신을 보여주고 있는 기업을 분석하고 최근 경영 트렌드를 집중적으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핀터레스트 성장의 비밀병기는 ‘뜨개질 콘서트’
지금은 월가도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의 시대가 가고 'PULPS(핀터레스트·우버·리프트·팔란티어·슬랙)'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가장 앞에 핀터레스트를 언급하지만 워낙 느린 달팽이 성장전략 때문에 한때 수십 명 임원이 떠나기도 했다.

특히 경쟁 소셜미디어인 스냅이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스마트안경 '스펙터클'을 출시하자 내부 동요가 커졌다.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이용자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인플루언서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게 해야 한다”는 내부 요구도 많았다.



그럼에도 창업자 벤 실버만은 "회사가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그에 맞는 자연스러운 속도가 있다"며 흔들리지 않았다. 마케팅에 큰돈을 쓰는 것도 반대했다. 대신 그는 '발견의 즐거움이 있는 사이트'라는 본질에 더 집중했다.

/사진=핀터레스트/사진=핀터레스트
내부 동요가 커지던 2015년 실버만이 도입한 제도가 '뜨개질 콘서트'(Knit Con). 매년 이틀간 열리는 이 내부 행사에서 전 세계 1000여 명 직원들은 자신이 가장 열정을 가지고 있는 관심사를 가르치고 공유한다. 사진 촬영, 복싱, 살사소스 만들기, 훌라 댄스, 칵테일 제조법, 장작 패는 법 등 250여개 클래스가 열린다.



핀터레스트는 협업은 여러 가닥의 실을 엮어 아름다운 직물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뜨개질'이라 불렀는데 여기서 행사의 이름을 따왔다. 이용자들이 다른 사람들이 올린 이미지를 보고 나도 몰랐던 내 취향을 발견하는 핀터레스트 업의 본질을 직원들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실행한 것이다.

/사진=핀터레스트/사진=핀터레스트
뜨개질 콘서트를 시작으로 인재 채용 기준도 바꿨다. 얼마나 열심히 일할 지가 아니라 회사 업무 이외에 얼마나 많은 관심사가 있는지를 본다. 2016년부터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개발자로 채용하고 있다. 코딩은 가르치면 되지만 새로운 발견에 대한 호기심은 가르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뜨개질 콘서트는 핀터레스트가 내부 동요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게 해준 결정적인 발판이 됐다는 평가다. ‘인터넷은 나와 취향이 같은 사람을 발견하고 내가 누구인지 탐험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핀터레스트 업의 본질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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