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노동신문) 2019.3.1/뉴스1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5일 북미 협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평양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삼갔다.
도리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좋은 관계를 의도적으로 부각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의 난국을 '톱다운 방식'의 의사결정 구조로 타개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두 핵심 참모인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최 부상은 앞서 지난달 28일 북미 회담 무산 후 베트남 현지 기자회견에서 "회담 과정에 미국 측은 영변 지구 핵시설 폐기 조치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다"며 미국이 협상을 깼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핵심 참모들에 대한 북한의 분리 대응에는 다각적인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협상 재개를 위한 공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 넘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미 정상의 신뢰와 우호적 관계를 부각해 '단계적 비핵화' 수용을 관철하려는 전략으로도 읽힌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톱다운 방식'의 협상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을 전후해 누차 "김 위원장과 관계가 좋다"고 밝혀 왔다. 지난 8일(현지시간)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시험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선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재가한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라면서도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아직 판을 완전히 깰 생각은 없다는 방증"이라며 "미국(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