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CEO '나치 연상 발언' 논란에 사과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3.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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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디에스 폭스바겐 CEO. /사진=AFPBBNews=뉴스1허버트 디에스 폭스바겐 CEO. /사진=AFPBBNews=뉴스1


폭스바겐 CEO가 '나치 연상 발언' 논란에 사과했다.

1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허버트 디에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말을 불쾌하게 잘못 골라 썼다"며 "(발언이) 잘못된 맥락에 놓이게 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디에스 CEO는 지난 12일 회사 행사에서 'Ebit macht frei'라는 슬로건을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대문 앞에 새겨진 문구인 'Arbeit Macht Frei'(노동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에서 본딴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일으켰다. 디에스 CEO가 한 발언은 원 문구의 'Arbeit(노동)'을 'Ebit'(이자, 법인세 차감 전 영업이익)으로 대체한 것이다.



원래 이 문구는 나치로 인해 잘 알려졌으나 19세기 언어학자가 로렌츠 디펜바흐가 고안한 말이다. 실제로 해당 문구는 1920년대 바이마르 공화국에서도 쓰였다.

디에스 CEO는 폭스바겐의 건실한 재정 상태가 자유를 가져온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하고, "(나치 문구로 해석될) 그 가능성을 당시엔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나치 관련 비판이 커진 이유는 폭스바겐의 역사와도 관련이 깊다. 1937년 폭스바겐은 히틀러가 국민차 생산을 목표로 나치무역 연합인 독일 노동전선(Deutsche Arbeitsfront)에 의해 세운 회사다. 이때 '딱정벌레차'로 유명한 비틀이 히틀러의 지시로 생산하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1939~1945년) 때는 독일군 전용 차량을 생산하며 인근 수용소에서 1만5000명가량을 강제노동에 동원했다. 이후 1998년 수용소 생존자들이 제기한 소송으로 배상 기금이 설립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디에스 CEO는 "제3제국(히틀러 통치 하 독일)과의 연관성에 대해 특별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하루 전 폭스바겐은 2023년까지 관리직 7000명을 줄이고 5년간 전기차 관련 연구·개발인력 2000명을 뽑겠다며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또한, 10년 동안 70종의 전기차 2200만대를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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