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강남 클럽의 민낯…어쩌다 '범죄 온상'으로…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임찬영 기자 2019.03.1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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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게이트]현재 클럽, 과거 '클럽+나이트클럽' 형태…운영 방식·수익 구조 달라져 범죄 행위 움튼 듯

편집자주 우리들의 일그러진 우상이 된 일부 '아이돌'은 문화권력에 취해 범죄에 무감각해졌다. 권력층의 비호 얘기도 들린다.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단순 폭행으로 시작돼 마약과 뇌물, 탈세와 불법 몰카영상, 권력층과의 유착으로까지 확대된 '버닝썬 게이트'를 중간 점검했다.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 /사진=김휘선 기자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 /사진=김휘선 기자


서울 강남 일대 '클럽'이 범죄의 온상으로 떠올랐다. 탈세부터 마약류 유포·투약, 경찰과의 유착까지 다양하다. 클럽 업계 관계자들은 클럽의 운영방식이 바뀌면서부터 범죄 행위가 움튼 것 같다고 말한다.

14일 클럽업계 등에 따르면 소규모 클럽까지 포함해 서울에만 클럽이 100여개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최근 논란을 불러온 아레나와 버닝썬이 매출 상위권에 자리했고, 그 뒤로 △페○스 △강남○○드 △옥○곤 △매○ 등이 매출 상위권으로 꼽힌다. 보통 저녁 10시에서 11시에 문을 열어 아침 7시에 닫으며, 버닝썬의 경우 목금토일 4일 영업하는 구조였다.



현재 강남 클럽은 춤추는 무대인 스테이지와 그 주변을 둘러싼 테이블, 룸(방)을 모두 갖춘 형태다. 과거 클럽은 주로 춤을 추는 공간만 갖췄는데, 클럽 업계가 성장하면서 테이블과 룸으로 이뤄진 나이트클럽의 특징이 합쳐졌다.

2000년대 중후반 나이트클럽이 구시대적 장소로 20대에게 외면받으면서 클럽과 나이트클럽이 섞인 지금의 '클럽'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수익 구조도 달라졌다. 과거 클럽과 나이트클럽은 술값과 입장료에서 주로 매출을 올렸지만 지금 강남 일대 클럽은 테이블과 룸에 비용을 청구해 매출을 얻는다.

강남 일대 한 클럽 관계자는 "강남서 1·2위를 다투던 버닝썬과 아레나는 매출 90% 이상을 테이블 손님에게서 얻고 있다"며 "아레나는 한 달 매출이 4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강남 일대 클럽 테이블 이용료는 보통 100만~200만원, 룸 이용료는 3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위치에 따라, 혹은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에는 테이블 가격이 700만원을 넘기도 한다.


5년 전까지만 해도 25만원부터 시작하던 테이블 값이 지금은 100만원대로 올랐고 그만큼 서비스도 달라졌다. 강남 일대 클럽이 과거 나이트 클럽의 부킹 서비스를 도입하면서부터다.

서울 강남의 한 클럽 내부 /사진=머니투데이 DB서울 강남의 한 클럽 내부 /사진=머니투데이 DB
클럽 매출 상당 부분이 테이블과 룸 예약 손님에 달려 있는 셈이다. 클럽에서는 고액을 지출할 수 있는 '큰손'을 유치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 이 과정에서 '마약'과 '성접대', '불법촬영' 등 온갖 불법 행위를 벌인다고 클럽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클럽 버닝썬 개장 이후 112 신고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이후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에 접수된 버닝썬 관련 신고 중 마약은 1건, 성추행 피해·목격 신고는 5건이었다.

실제로 버닝썬 대표인 이문호씨와 MD(머천다이저, 상품기획자) 조모씨, 중국인 애나 등은 모두 마약류를 흡입하거나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손님의 이목을 끌기 위해 버닝썬은 1억원을 호가하는 일명 '만수르 세트' 상품을 기획하기도 했다.

실제 중동의 거부 만수르가 이용했다는 것으로 전해지는 만수르 세트에는 한 병에 수천만원인 '아르망 드 브리냑'과 '루이 13세 브랜디'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금이 많은 중국인 관광객을 유혹하기 위해서라는 게 클럽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VIP 손님이라면 미성년자도 클럽 출입이 가능했다. 지난해 7월 미성년자가 강남 클럽 버닝썬에 출입해 수천만원대 술을 마셨고 부모의 신고로 경찰까지 출동했다. 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버닝썬 대표가 경찰에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클럽과 경찰 간 유착 혐의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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