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리츠 '흥행실패'로 공모 철회…"자산 조정해 재도전"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9.03.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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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홈플러스 "3월 결산 후 편입 점포 재구성해 상장 도전"

대구광역시 칠성동 홈플러스 스페셜 1호점대구광역시 칠성동 홈플러스 스페셜 1호점


"아직 국내에서 1조7000억원 규모 대형 리츠는 해외 참여를 배제하고 진행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있다. 시기상조였던 것 같다." (증권사 IB담당자)

국내 첫 조 단위 공모 리츠로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홈플러스 리츠가 해외 기관투자자의 참여 저조로 공모를 철회했다.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홈플러스 리츠)는 지난 2월 28일~3월 13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코스피 상장을 철회한다고 14일 밝혔다.

홈플러스 리츠는 "보통주에 대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시행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며 "공동대표주관회사 및 공동 주관회사의 동의로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모철회는 갑작스럽게 결정됐다. 한국리테일투자운용은 해외 대표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골드만삭스증권회사 서울지점 측으로부터 "모집 예정금액을 다 채우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받고 공동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노무라금융투자, 다이와증권캐피탈마켓코리아 등과 상의해 공모 철회를 결정했다. 공모 신청 금액과 수요예측 경쟁률 집계는 아직 진행 중이다.

리츠의 책임임차인인 홈플러스와 리츠자산관리회사(AMC)인 한국리테일투자운용은 이번 공모 시도를 '절반의 실패'로 규정하는 분위기다. 전체 공모 규모의 16%를 배정했던 국내보다는 84%가 배정됐던 해외 쪽 인수비율이 이번 공모철회의 주요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리츠는 전국 지역별 핵심 상권에 위치한 홈플러스 매장 51개를 매입할 예정이었다. 공모희망가 4530~5000원 적용시 공모규모는 1조5650억~1조7274억원에 이른다. 지분 100% 기준 시가총액은 2조2357억~2조4677억원이다. 홈플러스 리츠 지분의 30%(1억4806만2120주)는 홈플러스가 취득할 예정이며 나머지 70%(3억4547만8280주)가 공모 대상 지분이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오는 3월 홈플러스 결산이 끝나는대로 홈플러스 리츠에 편입되는 점포를 재구성하고 규모나 투자수익률 부분을 조정해 상장에 재도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진행한 200여건의 해외 기관투자자 미팅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고 기관들의 평가를 반영한 좀 더 적확한 전략을 세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 리츠 상장을 측면 지원했던 국토교통부는 홈플러스 리츠 공모 철회와 관계없이 공모 리츠 활성화 정책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홈플러스 리츠 상장으로 글로벌 리츠에 견줄만한 규모의 공모 리츠를 기대했는데 해외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좌절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며 "부동산 간접투자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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