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북 포항시에 진도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포항시 북구 환호동 대동빌라 외벽이 무너져 내려 차량이 파손돼 있다. 주민 50여명이 긴급대피했다.2017.11.15/사진=뉴스1
포항지진 원인 규명을 위한 정부 조사 수행기관인 대한지질학회는 오는 20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 연관성 분석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고 14일 밝혔다.
지진 진앙과 약 2㎞ 떨어진 경북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에 위치한 이 발전소는 지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국내 최초의 지열발전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연구개발(R&D)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해 2012년 착공했고 지진 발생 당시 실증연구 중이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실증 단계에서 지열발전을 위해 땅 속에 물을 주입하다가 지진이 유발됐다고 주장했다.
5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평생학습원 덕업관에서 시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열발전과 11.15포항유발지진대응 포항시민결의대회'가 열렸다. 2018.9.5/사진=뉴스1
연구 총괄책임자를 맡은 이강근 대한지질학회장은 "조사단은 조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결과 발표 이후 산업부에 결과 보고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단이 어떤 결론을 내렸든 파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열발전이 지진의 원인이라는 판단을 할 경우 잠정 중단한 포항지열발전소 사업을 더이상 추진하기 어려워진다. 공정률 90%로 정부 출연금 200억원 중 상당액이 투입된 상황에서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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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민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집단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지역주민 70여명으로 소송인단을 꾸려 "지진을 유발한 포항지열발전소와 지열발전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예산을 지원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지열발전이 원인으로 밝혀지면 주민들이 승소할 가능성이 크고, 유사 소송도 잇따를 수 있다.
지열발전이 원인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올 경우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미 포항지역 전문가들로 구성된 '11.15 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은 자체 조사를 통해 "포항지진의 직접 원인은 지열발전"이라고 발표했다. 정부조사단이 반대 결론을 내리면 이를 신뢰할 수 없다는 포항 시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는 조사 과정에 일체 개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결론이 나오는 대로 적정한 정부 조치방안을 모색하고 이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