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최악은 피했지만…연장 방정식도 '복잡'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3.1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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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브렉시트 연장 투표…20일 英정부 합의안 승인 묻는 투표 결과 따라 연장 기간 결정될 듯…사실상 모든 가능성 '열려'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라는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한 것처럼 보이지만 남은 숙제도 여전히 복잡하다.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기한이 연장된다 하더라도 시간 벌기에만 성공할 뿐 경우의 수가 워낙 다양해 혼란 정국은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BBC는 연장안 통과시 예상 시나리오로 7가지를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은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합의없는 유럽연합 탈퇴)를 반대한다는 취지의 정부 결의안 및 의원 수정안에 대해 표결에 나서 이를 통과시켰다.



정부가 제출한 '노딜 브렉시트 반대 결의안'에 대해서는 43표차(찬성 321표, 반대 278표)로 승인됐다.

보수당의 캐롤라인 스펠맨 의원 등이 제출한 '어떤 경우에도 영국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를 거부한다'는 수정안건(amendment)도 4표차(찬성 312표, 반대 308표)로 가결됐다. '질서없는 이별은 원치 않는다'는 데 영국 의회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이는 법적 구속력은 없는 투표 결과다. 즉, 예기치 못한 돌발 별수로 노딜 브렉시트가 실현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음을 뜻한다.

이날 노딜 브렉시트 거부안이 통과됨에 따라 영국 하원의원은 예정대로 14일에는 브렉시트 연장에 투표하게 된다.

대다수 의원이 '노딜 브렉시트는 없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연장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만일 연장안이 가결된다면 이후 그려볼 수 있는 변수는 다양하다.


우선, 메이 총리는 오는 20일까지 정부의 수정된 계획을 덧붙여 영국 하원의원에 한 번 더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여부계획을 묻는다. 지난 13일 승인투표에서 새 합의안이 거절된 데다 EU와의 재협상 문도 닫힌 상황이기 때문에 크게 달라진 내용이 올라오긴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묻는 것은 이 합의안이 극적으로 통과될 수만 있다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질서있는 탈퇴가 가능한 최선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이 20일 투표의 결과가 어떻게 결론 나느냐에 따라 '연장의 기간'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메이 총리는 만일 합의안이 영국 의회를 통과할 경우 늦어도 6월 말까지 EU를 탈퇴한다는 계획이다. 즉 최장 3개월의 연장시한을 주겠다는 것. 5월 말 EU 의회선거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만일 20일 합의안이 부결된다면 연장 시한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 때에는 영국이 EU 의회선거에 참석할지 말지 문제를 두고 EU 충돌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 대해 메이 총리는 "나는 그것이 옳은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영국 의회는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합의안을 승인해 줄 것을 한 번 더 호소한 셈이다.

영국 의회 내에서 연장안과 연장의 기간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이는 EU 회원국으로부터 만장일치 승인을 받아야 효력이 생긴다. EU는 승인해줄 지 여부를 꼼꼼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메이 총리도 "만일 연장안에 찬성한다면 EU에 영국이 연장을 통해 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히 전달해야 할 것"이라며 "제2 국민투표를 원하는지, 여전히 합의 하에 EU를 떠나길 원하는지, 아니면 EU에 남기를 원하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방송 BBC는 연장안이 통과되면 예상할 수 있는 수를 7가지 제시했다. 노딜 브렉시트는 물론 조기총선, 정부 재신임, EU와의 재협상 추진, 브렉시트 철회, 합의안 승인, 2차 국민투표 등인데 사실상 그릴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가 모두 테이블 위로 올라오는 셈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14일 연장안 투표가 부결될 경우도 존재한다. 이 경우 3월29일 영국이 노딜인 채로 EU를 탈퇴할 수 있다. 혹은 기한 전까지 합의안이 통과돼 질서있는 이별을 그려보는 것도 불가능한 그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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