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가 급등한다. 뭔가 오고 있다"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3.14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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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경제지표 호조에 S&P 연중 최고치…英하원, '노딜 브렉시트 거부안' 통과

"IT주가 급등한다. 뭔가 오고 있다"



"IT(정보기술)주들이 급등하는데…. 투자자들이 뭔가 오고 있다는 냄새를 맡은 것 같다. 반도체주들과 애플의 주가가 뛰는 건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이달말이 아니라 더 가까운 미래가 될 수도 있다." (퀸시 크로스비 프루덴셜파이낸셜 수석전략가)

13일(현지시간)까지 사흘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술업종 지수는 무려 3.5%나 올랐다. 특히 반도체 업종이 크게 뛰었다. 애플은 사흘새 5% 이상 급등했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의 최대 수혜주로 주목받는 기술주들이 랠리를 펼치고 있다. 미국이 기술 절도 또는 기술이전 강요 등을 방지하겠다는 중국의 확약을 받아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경제지표 호조에 랠리…S&P 연중 최고치

이날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19.40포인트(0.69%) 뛴 2810.92를 기록했다. 3일 연속 상승한 S&P 500 지수는 이날 연중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직전 거래일 대비 148.23포인트(0.58%) 오른 2만5702.89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에티오피아 항공 추락 사고 등과 관련, 차세대 주력 기종인 '737 맥스8' 모델의 안정성 논란에 휘말리며 전날까지 이틀 동안 10% 넘게 급락한 보잉은 이날 0.5% 상승하며 보합세로 마감했다.

골드만삭스의 노아 포파낙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보잉에 대해 737 기종 관련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고 기종인 보잉사의 737 맥스8과 유사 기종 737 맥스9의 운항을 중단하라고 전격 지시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2.37포인트(0.69%) 오른 7643.40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 · 애플 · 넷플릭스 · 알파벳)도 모두 상승 마감했다.


개선된 경기지표들이 증시의 낙관론을 확산시켰다.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의 기계 등 내구재 주문은 0.8% 늘어나며 6개월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내 건설 지출도 1.3% 늘어났다. 전월 0.8% 감소에 이은 반전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2월 도매 물가는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0.2%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중국으로부터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협상 전략으로 이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로부터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절대로 협상을 서두르지 않는다"며 "협상이 바르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미국에 불리한 협상이라면 타결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 대상에 미국의 지식재산을 다루는 방식과 중국의 구조개혁 문제를 포함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노딜 브렉시트 안돼"…英하원, '노딜 거부안' 통과

한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불확실성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영국 의회는 아무런 합의 없이 EU(유럽연합)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를 거부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은 노딜 브렉시트를 반대한다는 취지의 정부 결의안 및 의원 수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12표, 반대 308표로 4표 차로 가결했다.

이날 노딜 브렉시트 거부안이 통과됨에 따라 하원은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연기안을 놓고 14일 표결을 벌이게 된다.

그러나 설령 브렉시트 연기안이 통과되더라도 브렉시트 연기를 위해선 EU 회원 27개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한다는 점이 변수다. EU 측은 “브렉시트를 연기해야만 하는 명확한 이유를 대라"고 요구 중이다.

EU 측은 영국과의 브렉시트 관련 추가 협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유럽의회 선거가 실시될 5월22일 전까지 브렉시트 관련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영국 정치권은 노딜 브렉시트 찬성파와 소프트 브렉시트 선호파, 브렉시트 반대파 등이 섞인 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브렉시트 여부에 대한 제2국민투표 실시 가능성도 제기된다.

CMC마켓의 데이비드 메이든 애널리스트는 "브렉시트 관련 혼란 때문에 비즈니스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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