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M&A 시장에서 이뤄진 1조 원 이상의 대형 거래를 보면 PEF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MBK파트너스가 매각한 코웨이, 오렌지라이프뿐 아니라 SK해운(한앤컴퍼니가 인수), 마그나 유압제어 사업부(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이 인수) 딜(거래)에서도 PEF가 한 축을 맡았다. 코웨이 인수를 결정한 웅진그룹은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측에서도 수익률 확보를 위해 대체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PEF에 대한 위탁 자금을 늘리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국민연금의 PEF 투자규모는 연평균 20% 이상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PEF들이 수천억에서 수조 원에 달하는 펀드 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펀드레이징이 예전보다 한결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PEF투자금액은 1조9000억원으로 전년도 1조3500억원보다 55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또 PEF의 강점으로 적극적인 투자 의사결정과 인수 뒤 기업가치 향상에 초점을 맞춘 경영 전략 효율성 등을 꼽을 수 있다. PEF는 기업 인수 이후 추가적인 가치 향상을 통한 차익 실현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데, 이를 위해 비용 절감, 마케팅 강화 등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반면 SI의 경우 투자 의사결정이 PEF보다 느릴 수 있고, 시너지 강화에 대한 확신이 들어야 M&A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PEF와 차이가 있다.
송종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펀드&연금실장)은 "PEF는 앞으로 진행될 국내 산업 재편과 부실 기업 구조조정 등에서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재무 및 산업 전문가가 모인 PEF는 경영효율성 제고에 최적화된 전략을 구사하는 만큼 기업 인수 뒤 비용절감이나 사업구조 재편 등을 통한 회생을 일반 기업보다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역할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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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2005년 국내에 PEF 제도가 도입된 뒤 한 때는 '기업사냥꾼'이란 부정적 인식도 적지 않았지만 최근 자본시장, 특히 M&A 시장에선 PEF의 활약과 위상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이제 자금력을 갖춘 주요 PEF의 참여 없이는 대규모 바이아웃 공개 매각은 흥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인식까지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